100개의 명언으로 보는 페미니즘 100개의 명언으로 보는 시리즈
세라 허먼 지음, 서유라 옮김 / 미래의창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난 사실 여성이긴 하지만 페미니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최근 읽게 된 페미니즘 관련 도서에서

일상에서 불편하게 드러나 있는 페미니즘을 만나게 된 이후로는

현시대를 사는 여성으로서 

아니 정정한다. 사람으로서!

관심을 두고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00개의 명언으로 보는 페미니즘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매일 한 문장의 힘]

[세라 허먼 / 서유라 / 미래의 창]



그렇게 더 알고 싶어서 이번에 읽어보게 된 책

#100개의명언으로보는페미니즘

이다.


이 책은 페미니즘에 영향을 끼친 100개의 명언과 

각 명언의 배경 & 의미, 

또 페미니스트들의 업적과 삶에 관해 설명되어 있다.

100개의 명언이 연대순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페미니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기원전 1세기 무렵 유명한 로마의 웅변가의 딸로 

로마의 포럼에서 부유한 여성에게 높은 세금을 매긴 정부를 향해

부당함을 연설한 호르텐시아부터

(우리는 함께 죄를 짓지 않았는데,

어째서 벌은 함께 받아야 하는가?)

2017년 도날드 트럼프가 TV 토론회에서 대선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고약한 여자'라고 부른 사건을 모티브로 해

외쳤던 행동주의의 애슐린 저드까지

(난 고약한 여자다. 시끄럽고 천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여자.)

여성의 평등과 권리를 향한 페미니즘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여성들이 정당한 권리를 갖기 위해 시작된 페미니즘이

수많은 페미니스트의 목소리로 오늘날까지 차츰 인권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보해왔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아내와 하녀는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사람이다.

(p.42)

- 숙녀들에게(1703) / 메리 처들리-


그를 섬기고, 그에게 복종하고,

 말은 삼가고, 행동도 삼간다. 

권력을 가진 오만한 주인이

원하는 것이 곧 진리이므로.

(p.43)


영국의 시인이었던 메리 처들리가 살던 시대에는

남자는 주인, 여자는 종복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존재했다.

메리 처들리는 여성이 결혼하면서 겪게 되는

남편에게 순종과 존경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에 대해

그녀의 시<숙녀들에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단지 남성으로 태어났고,

단지 여성으로 태어났을 뿐인데,

그 이유로 남, 녀가 저렇게 살았다는 사실은 정말 화가 난다.

또 목소리 높여 말하지도 못한 시대였음에 안타깝기도 하다.


괴로웠던 과거를

뒤로하고

떠날 때가 왔다.

(p.188)

-사막의 꽃(1997) / 와리스 디리-


와리스 디리는 만 5세 때 소말리아에서 할례를 받았다.

많은 여자아이들을 출혈이나 감염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이 야만적인 시술은 음핵 포피를 절제하거나 

외부 생식기를 아예 제거하는 수술까지도 포함한다.

절제 후에는 소변과 월경에 필요한 작은 구멍만 남기고 질 개구부를 꿰맨다.

할례를 당한 여성은 소변 문제나 성교통 등 지속적인 부작용에 시달리며,

출산 중에 사망할 확률도 높아진다.

여성 할례의 밑바탕에는 소녀들이 결혼 전까지 처녀성을 유지하며

'깨끗하게' 자랄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p.189)


언젠가 다큐 프로를 통해 "할례"라는 관습에 관해 접해본 적이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옛날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시대에

이 지구의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여성들이 당연한 듯 여성 할례를 받고 있었다.

정말 경악할 수밖에 없는 관습이었다.

여성의 처녀성을 위해서? 여성의 성욕을 억제하기 위해서?

결국은 이것 또한 남성을 위한 관습일 것이다.

이 책의 와리스 디리도 소말리아에서 할례를 받은 여성이다.

시술 중 죽을 수도 있다는데 5살에 이 시술을 받았단다.

그리고 13살에는 60대 남성과 결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친척 집으로 도망쳤다가 런던으로 떠나 18세 때 사진작가에 발탁되어

모델로 성공을 이루었다고 한다.

매년 8천 명의 여자아이들이 할례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1997년 세계보건기구의 발표를 통해 듣고

자서전 <사막의 꽃>과 인터뷰, 

UN 친선대사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세계에 알린 그녀의 이야기는

명언과 사진과 글이 함께한 총 2페이지에 불과했지만

마음이 아파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았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시대에 일어나는 일이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할례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할 관습이다.


이 밖에도 

만약 남성이 임신할 수 있었다면, 중절은 성찬 의식이 되었을 것이다.

라는 플로린스 캐네디의 명언도 기억에 남는다.

미국에서 진행된 임신 중절법 청문회에서 당사자일 수 있는

여성이 발언권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임신은 여자 혼자 하는 게 아닌데 임신과 임신중절의 책임은

왜 여자여야만 하는지... 

또 당사자로서 왜 여성이 발언하지 못했는지 참 화가 난다. 


또 힐러리 클린턴

인간의 권리는 여성의 권리이며, 여성의 권리는 인간의 권리이다.

명언이 기억에 남는다.


여성의 권리와 존엄, 그리고 평등은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남성과 같은 사람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이 UN 제4차 세계여성회의 연설에서 말했듯 

여성도 인간이기에 인간의 권리가 곧 여성의 권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페미니즘에 대해 오해하는 시각은 아직도 존재한다.

하지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여성의 현실을 생각해보자.

이 책을 봐도 알 수 있다.

남성, 여성이 아닌 모두이다.

모두가 평등하게 살고자 하는 바람.

그것이 페미니즘의 목표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모든 남녀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명백한 진리가 있다. '

- 엘리자베스 케이디 스탠턴(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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