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 Let 다이 15 - 완결
원수연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저자: 원수연

 

 

           *이미지 출처: 알라딘

  

 

  렛다이가 드디어 끝이 났다.

  Full house로 유명한 원수연님의 렛다이는 한국만화에서 흔치 않은 소재인 동성간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이야기다. 요즘에는 한국에서도 심심치 않게 동성애에 대한 만화나 소설 등이 물 위로 올라오는 추세라 단순히 동성애를 다룬 만화라는 점에는 그다지 특별 할 것이 없으나 그 소재를 이야기하는 방식이 여느 한국 동성물과의 차이랄 수 있겠다.

  현재 한국에서 읽히는 동성애물의 90%이상이 일본의 ‘야오이’이다. 이 야오이는 [주제 없고], [소재 없고], [의미 없다]란 세 일어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고 할 정도로 단순한 패턴을 보여준다. 쉽게 말하자면 포르노에서 주인공만 남x남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서는 현실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다. 말 그대로 ‘만화’인 것이다.     우리나라역시 일본의 야오이의 영향을 많이 받아 몇 없는 동성물들의 대부분이 현실은 반영하지 않은 야오이였다. 이 ‘만화’들 속의 주인공들은 여느 이성커플과 마찬가지로 사랑하고 사회 속에서 전혀 거리낌 없이 살아간다. 그들의 사랑에 잘못은 없지만 우리네 사회가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에 그렇게 표현됨으로써 동성애는 말 그대로 만화 혹은 fiction으로만 존재하게 된다. 이 점이 많이 아쉬웠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하는 만화를 내놓는 작가들이 많아지면서 (일본 내 동성물이 상업성을 인정받으며 여전히 대부분이 ‘야오이’지만) 예전보다는 나아지고 있다. 라가와 마리모님의 뉴욕뉴욕은 그 점에서 단연 다른 야오이들과의 차이를 보이는데 그 차이는 현실성에 있다. 이 때까지의 현실 밖 상상 속의 이야기만 접하던 독자들이 현실 속으로 들어온 이야기를 접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동성물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일전의 야오이를 보고 느꼈던 오락성에서 탈피 그들이 처한 현실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그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뉴욕뉴욕과 마찬가지로 렛다이 역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뉴욕뉴욕보다는 사회에서의 동성애를 많이 다루지 않지만 그 동안의 우리나라 동성애물이 현실성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돌아 볼 때에 분명 이 렛다이는 현실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높이 평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야오이나 동성물이라는 단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우리가 이성애를 다룬 만화를 가리켜 이성애물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동성애물도 순정이라는 장르에 들어갔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램이다. 렛다이에서도 느껴지지만 동성간이 되어도 이성간이 되어도 ‘사랑’이 애절하고 아프지만 아름다운 것은 마찬가지인데 어느 한쪽은 다수여서 정상적이란 소리를 듣고 누구에게나 축복받을 수 있으면서, 다른 한쪽은 소수여서 비정상이 되고 숨기는 사랑을 해야 한다는 것이 참 잔인하다고 느껴진다.

  렛다이의 두 주인공 다이와 재희가 마지막에 만나는지 만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나오지 않지만 나는 그들이 만났고, 또 만나서 무척이나 행복하게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싶다. 또, 우리 시대의 수많은 다이와 재희들도 최대한 상처받지 않고 아름답게 아름답게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사족) ‘오랜만에 제대로 써보자’ 하고 썼더니 무슨 감상문이 아니고 요상하게 되버렸다; 제대로 써진 것도 아니고..; 거기다 정작 렛다이에 대한 이야기는 쪼오끔이고 다 나머지는 ‘이 시대의 야오이’에 대한 잡설들..-ㅗ-; 이런...; 다 쓰고나니까 따로 하나 더 써야할 듯 싶어지는게; 렛다이의 단점을 하나도 말하지 않았다; 무조건 좋다좋다 식이 되어버려서 원.


사족2) 너무 장점만 짚어서 여기에 단점들도 좀 적으려 한다.

우선, 다이가 은형이의 레이프나 자살에 깊은 책임이 있지만 거기에 대한 속죄라던가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또 현실을 반영한 건 좋았지만 좀 더 확실하게 표현해 내진 못했다. 좀 들어가다 말았달까. 물론, 한국의 다른 동성물들(특히 만화)에 비해서는 많이 반영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이런 측면에서는 송채성님의 ‘미스터 레인보우’가 현실적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게 게이의 삶을 그려내서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송채성님이 병으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완결을 내지 못하셨지만. 잡지 연재할 때 간간히 봤었는데 재밌고 좋게 봤던 기억이 있다.(기대되던 작가님이셨는데 돌아가셔서 더 많이 안타까웠다)

   앞으로 한국 만화계 혹은 소설계 혹은 영화계에서도 동성애를 일종의 오락거리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로맨스로 작품으로써 독자들에게 어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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