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끝까지 해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게 있어?」-25쪽
「태양은 말이지,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더 이상 눈이 부시지도 않고, 뭐 아무렇지도 않게 되더라.」-46쪽
자기가 먹고 있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도 싫었고, 다른 사람이 뭔가 먹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무방비 상태가 되는 거 같다고나 할까. 다시 말해서, 자기가 뭔가 먹고 있는데 그 모습을 누가 빤히 보고 있으면 마치 그 사람 앞에 발가벗고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거꾸로 누군가가 먹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사람의 벗은 몸뚱이를 보고 있는 거 같은, 그 사람의 별 가치도 없는 흐느낌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56쪽
좀더 간단히 말하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점점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게 아니라 점점 더 누군가를 싫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59쪽
이렇게 아직도 사진을 올려두고 있는 것도 죽은 애인을 향한 마음이 한결같아서가 아니라, 분명 언젠가는 잊어버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치우지 않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_
무언가를 잊지 않고 산다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면 그럴수록 점점 더 그 무언가를 절대 잊고 싶지 않았다.-151쪽
「아니, 그러니까,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잊히지가 않아. 인간이란 건 말이다, 잊으면 안 되는 걸, 이런식으로 맘에 담아두고 있는 건가 보다.」-1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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