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잔걱정 때문에 일상이 피곤해지는 건 다른 얘기다. 걱정은 삶을 거들 뿐 삶을 방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박 장애나 불안 장애를 판단하는 가장 큰 기준은 불안과 강박으로 인해 일상생활과 생명에 지장을 받는지의 여부다. 만에 하나 일어날지도 모를 화재를 걱정하느라 하루에 몇 번씩 가스밸브를 확인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하지만 그가 그 행동을반복하면서도 정상적으로 출근하거나 끼니를 챙겨 먹는 등 일상생활과 생명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면 그는 조금 유난스러운습관을 가진 사람일 뿐이다. 하지만 가스 밸브를 확인하느라 할일을 못 하고, 기본적인 일상생활마저 지장을 받거나 생명에 위협이 가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성향이나 습관이 아닌 장애로분류될 수도 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습관에 대해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게 됐다.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것은 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일이라 여기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라면 충분히 걱정하고 불안해하기로 했다. 그 시간을 통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써보면서 부디 그 시나리오만큼만 되지않기를 바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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