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창 - 제주4.3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김홍모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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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는 광주에 대한 이야기도 제주 4,3에 대한 이야기도 대학생이 되고서야 알았다.  그 부끄러운 기억이 오래 남아서 광주에 가면 1960모밀과 궁전제과 공룡알빵 맛있게 먹으면서 미안하고 제주에 여행가서도 애월바다와 한라산을 보면 너무 좋으면서도 한편 미안하고 그랬다. 무탈하고 편안한 내 일상을 그들에게 빚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자료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가볍지 않다.   

김홍모 화백의 <빗창>은 제주 4.3을 2대에 걸친 제주 해녀 모녀의 시선으로 재구성했다. 빗창은 해녀들이 전복같은 해산물을 캘 때 사용하는 도구이다. 빗창을 든 해녀의 모습은 그녀들의 강인한 생명력과 자립심을 상징하는 것 같다. 자유와 인권에 대한 개인의 욕구는 어느 시대, 어느 곳을 막론하고 기본적이고 당연한 권리이다. 그러므로 일제시대 수탈에 대한 해녀들의 저항정신을 제주 4.3의 정신이 이어받았다는 사실은 당연하다.

만화의 힘은 간결성과 구체성에 있다고 생각한다.역사적 사실을 개인적 이야기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의 힘은 현기영작가가 말한 것처럼 묵직한 울림과 전율을 전달한다. 김홍모 화백은 <내가 살던 용산>에서도 그렇지만 무덤덤해서 더 현실적으로 슬픔을 전달하는 능력자다. 짧은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그 마음가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현실이 녹록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지금의 자유와 인권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다면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시리즈를 권하고 싶다.

민주주의는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 P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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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9 18: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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