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목적지를 묻지 않기로 했다 - 여행서 출판사 사람들의 유럽 소도시 여행기
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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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안녕하세요. 남루틴입니다. 오늘 하루 고생많으셨습니다.

조용히 스탠드를 켜고 책을 펼치며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 저에게는 내일을 다시 달릴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가장 확실한 충전 루틴입니다.

제가 이번에 읽은 책은 타블라라사 출판사에서 나온 이정기 작가님의 여행에세이 『우리는 목적지를 묻지 않기로 했다』입니다.



왜 이 책을 읽게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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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현장이라는 곳이 늘 목표 수치와 실적으로 평가받는 공간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제 일상마저도 '목적지'만을 향해 직선으로 달리는 열차처럼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이 책의 제목을 마주쳤습니다. 우리는 목적지를 묻지 않기로 했다.

목적지를 묻지 않는다니.

늘 명확한 목표와 계획, 완벽한 프로세스를 요구받는 30대 직장인인데

이 문장은 그 자체로 신선한 충격이자 묘한 해방감을 주었습니다.

정해진 목적지 없이 발길 닿는 대로

하지만 깊이 있게 세상을 건너가는 이야기는 과연 어떤 마음을 담고 있을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잠시 쉬어가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습니다.

책을 읽기 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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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의 표지를 보았을 때는 흔히 볼 수 있는 감성적인 유럽여행 사진집이나 예쁜 카페

감각적인 풍경만을 나열한 예쁜 에세이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쁜 사진 몇 장에 감성적인 짧은 글귀가 더해진, 그저 눈요기용 책일지도 모른다는 선입견이 약간은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책의 서문을 살짝 훑어보면서 그 기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관광객의 가벼운 유람기가 아니었습니다.

여행서 출판사를 10년간 운영하며 지독하게 버텨온 대표이자 작가가

직접 발로 뛰며 탐구한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일대의 소도시들과

옛 플랑드르, 신성로마제국의 역사적 궤적을 엮어낸 깊이 있는 기록이었기 때문입니다.

치열하게 일터를 지키는 한 직업인의 담담한 고백과 역사적 깊이가 어우러진 여행기라면

지금의 나에게도 단순한 힐링을 넘어선 깊은 생각의 거리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차올랐습니다.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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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목적지를 묻지 않기로 했다』는 여행 전문 출판사 '타블라라사'의 이정기 대표가

써 내려간 유럽 소도시 여행기이자 인생 기록입니다.

유럽의 거대한 대도시나 유명 관광지 대신

서유럽의 역사와 문화가 촘촘하게 쌓여 있는 소도시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중세 플랑드르 백작령의 활기가 남아있는 벨기에의 운하 도시들

수운과 상업으로 번창했던 네덜란드의 마을들

그리고 거대한 신성로마제국의 신화와 역사가 숨 쉬는 독일의 깊은 숲과 소도시들이 주 배경입니다.

저자는 단순히 풍경을 보고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땅에 뿌리내린 역사와 인물, 그리고 출판사라는 작은 배를 모시며 겪었던 13년간의 생존 투쟁을 담담하게 오버랩시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유럽여행 서적이면서 동시에 한 인간의 깊은 내면을 다룬 에세이로 다가옵니다.

줄거리: 소도시의 돌길 위에서 발견한 삶의 궤적 (스포일러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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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저자가 13년간 다녔던 직장인 생활을 정리하고 혼자의 힘으로 서기 위해 첫 발을 내딛던 순간의 기억으로 시작됩니다.

조용히 사직서를 내고 나와 출판사라는 험난한 바다에 배를 띄운 저자는

살아남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유럽의 구석구석을 누비기 시작합니다.




저자가 발걸음을 옮기는 곳은 화려한 명소가 아닙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독일의 남서부

침엽수가 빽빽하게 들어차 햇빛조차 잘 들지 않는 '검은 숲(Schwarzwald)'이나

신성로마제국 시절의 흔적이 남아있는 작은 영지들이 등장합니다.




또한 중세 유럽 상업의 중심지였던 플랑드르 지방

즉 지금의 벨기에와 네덜란드 국경 지대의 운하 도시들을 걸으며

과거 그곳에서 치열하게 삶을 개척했던 사람들의 숨결을 복원해 냅니다.

프랑스 문화와 독일 문화가 오묘하게 섞여 알자스 방언으로 스며든 알자스 지방의 '쁘띠 프랑스' 같은 거리를 걸을 때

저자는 그 혼재된 풍경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을 되묻습니다.




여행지의 풍경 사이사이에는 출판 업계의 혹독한 현실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견뎌야 했던 쓸쓸함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의 먹구름에 맞서 노를 저어온 과정이 무심한 듯 담백하게 얹혀 있습니다.

인상 깊었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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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뷔르츠부르크 대학 내부에 위치한 뢴트겐 기념관을 찾았을 때의 이야기였습니다.




최초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뢴트겐이 보이지 않는 빛 X선을 발견했던 그 작고 검소한 연구실.

그는 그 위대한 발견으로 노벨상 상금을 받았음에도 전액 기부했고

특허 등록조차 하지 않은 채 말년에 넉넉지 않은 형편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저자는 그 작고 조용한 장소에서 뢴트겐의 검소함과 진정성을 마주하며 정묵한 울림을 느낍니다.

남들에게 과시하거나 거창한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보이지 않는 진실을 찾아 탐구했던 한 인간의 순수한 집념.

그것이 10년 넘게 작은 출판사를 지켜온 저자 자신의 마음과 겹쳐지는 장면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장면은 독일의 검은 숲을 거닐며 그림 형제의 동화 속 공간을 떠올리는 대목이었습니다.

빽빽한 침엽수림이 만들어낸 어둠은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수많은 이야기와 민담을 탄생시킨 창조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험난한 현실이라는 검은 숲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저자의 시선이 참 따뜻하게 와닿았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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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머물렀던 구절은 바로 이 문장이었습니다.

"내가 찾아 나서는 길은 오로지 내가 견뎌낼 수 있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어야 한다.

나는 목적지를 알지 못하고 그 과정만을 묵묵히 해낼 뿐이다.

다만, 내가 가는 방향이 모여 스스로 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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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출발하기 전에 '정확한 목적지'와 '보장된 결과'를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저 역시 직장생활이나 자산 관리를 할 때 늘 명확한 KPI와 데이터

수익률이라는 목적지를 정해두고 움직이는 데 익숙했습니다.

하지만 삶의 진짜 가치 있는 순간들은

목적지를 완벽히 알아서가 아니라 내가 견딜 수 있는 방향을 향해

묵묵히 발을 내딛는 그 '과정' 자체에 있다는 것을 이 문장이 나지막이 일깨워 주었습니다.

남루틴의 생각: 목적지라는 중압감을 내려놓을 때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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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기 작가님의 여행에세이 『우리는 목적지를 묻지 않기로 했다』를 읽으며 제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 목적지만을 향해 정신없이 달리느라

지금 내가 지나치고 있는 오늘이라는 과정의 풍경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책 속에서 저자가 벨기에의 고즈넉한 운하를 걷고

네덜란드의 작은 마을에서 바람을 맞으며

독일의 고성 터를 바라볼 때 느꼈던 것은 거창한 성공의 환희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 길을 걷고 있다는 존재감, 내 힘으로 견뎌내고 있다는 단단한 자각이었습니다.

목적지가 어디든 간에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올바르고 그 과정을 진심으로 내 것으로 만든다면

인생은 그 자체로 이미 완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삶과 연결: 내 일상의 루틴과 인간관계를 대하는 자세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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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 일상과 영업 현장을 바라보는 관점에 작지만 깊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첫째, 영업 현장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입니다.

책을 읽은 후,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

차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무등산의 풍경이나

전남 소도시들의 계절 변화 자체가 내 삶의 소중한 한 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결과에만 집착하기보다, 오늘 하루 만난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하고 그 과정을 즐기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둘째, 독서와 투자 루틴의 유연함 확보입니다.

기존에는 재테크나 경영 서적을 읽을 때 "이 책에서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수익 전략이 무엇인가?"라는 실용적 목적만을 추구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역사와 사람이 담긴 에세이나 문학 작품을 읽으며

마음의 결을 다듬는 시간도 내 삶의 필수적인 루틴으로 편입시켰습니다.

목적지 지향적인 독서와 과정 중심의 독서가 균형을 이룰 때, 제 내면도 훨씬 더 단단해진다는 것을 느낍니다.


셋째, 가족과 부모님을 향한 마음의 깊이입니다.

부모님의 삶 역시 거창한 목적지가 정해져 있어서 걸어오신 길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저 자식을 위해, 하루하루 주어진 삶을 묵묵히 견뎌내시며 만들어오신 궤적이었겠지요.

부모님이 걸어오신 그 조용한 세월의 과정에 대해 조금 더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되더라고요.

아쉬운 점과 추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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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이 그렇듯 이 책 역시 독자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아쉬운 점

당장 눈앞의 족집게 여행 정보(맛집 목록, 가성비 숙소, 유명 관광지 동선 등)를 찾는 분들에게는

다소 관념적이고 역사적인 서술이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플랑드르, 신성로마제국 같은 지명과 역사적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읽는다면

초반 지명들이 조금 생소하게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분들

늘 명확한 목표와 실적 압박 속에서 지쳐 잠시 숨고르기가 필요한 3040 직장인

화려한 대도시보다 고즈넉한 유럽 소도시의 역사와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일대의 깊이 있는 유럽여행 비하인드가 궁금하신 분

나만의 길을 외롭게 개척해 나가고 있는 1인 기업가, 창업가, 프릴랜서

결과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과정을 즐기는 삶의 유연함을 배우고 싶은 분

총평 및 한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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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기 작가의 『우리는 목적지를 묻지 않기로 했다』는 저에게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며

'목적지'보다 값진 것은 그 길을 걸어가는 '나 자신의 발걸음'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고마운 여행에세이입니다.

매일 성장을 향해 치열하게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정해진 목적지를 묻지 않은 채 내가 서 있는 자리의 풍경을 깊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

그것이야말로 긴 인생이라는 여행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게 만드는 진짜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밤, 여러분도 정해진 목표라는 중압감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한 줄의 문장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줄평

목적지라는 중압감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선명해지는 삶과 여행의 진짜 풍경.


별점

★★★★☆ (4.5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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