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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태어난 1982년을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37년만에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고, 중,고생의 두발과 교육자율화가 확정됨은 물론, 경남 의령군 궁유지서의 우범곤 순경이 카빈과 수류탄을 들고 인근 4개 마을 주민 56명을 사살, 세상에 충격을 준 한해였다. 또 건국이후 최고 경제사범이라는 이철희, 장영자 부부의 거액어음사기 사건과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이 일어난 것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한 것도, 팔레스타인 난민 학살이 자행되고, 소련의 브레즈네프가 사망하고, 미국의 우주 왕복선 콜롬비아호가 발사되고, 끝으로 비운의 복서 김득구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벌어진 레이 '붐붐' 맨시니와의 WBA라이트급 타이틀 전에서 사망한 것도 바로 그 해의 일이었다."
어디 그 뿐이랴!
솔직히 나는 삼미슈퍼스타즈를 몰랐다!!
제작년이었나..
내가 삼미슈퍼스타즈를 알게 된 것은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을 통해서다.
삼미슈퍼스타즈의 화려한 전적을 잠깐 소개하면..
팀 최다 실점, 시즌 최소 득점, 1게임 최다 피안타, 팀 최다 홈런 허용, 최다 사사구 허용, 시즌 최다 병살타 등을 기록으로 갖고 있는 삼미 슈퍼스타즈는 1985년 청보 핀토스로 매각되기까지 1983년 한해를 제외하고는 만년 꼴찌였다.
그러고 보면 삼미슈퍼스타즈의 기록이라는 것도 어느 팀도 흉내낼 수 없는 , 일부러 내려고 해도 잘 안되는 위대한(?)것들이라 생각된다.
16살의 주인공은 삼미를 통해서 소속이 인간의 삶을 바꾼다는 엄청난 결론을 내린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을 담은 소년이 왜 전철 안에서 조롱을 받는가? 삼미슈퍼스타즈의 잠바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고등학교 동창인 조부장에게 왜 굽신거려야 하는가? 삼류대학을 나왔기 때문이다. ...소속이 인간의 삶을 바꾼다. 소속이 인간이 거주할 지층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의 주인공!!
죽도록 공부해서 일류대학에 진학에 대기업에 입사하나 IMF의 여파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
"인생은 참으로 이상한 것이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힘들고, 쉽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혼을 하고 실직을 당한 그 시점에서부터, 나는 서서히 인생을 쉽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자 하나씩, 하나씩 할 일들이 생겨났다."
주인공 곁에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결성하기까지 수많은 조언을 해준 조성훈은 이렇게 말한다.
"...전부가 속았던 거야. '어린이에겐 꿈을! 젊은이에겐 낭만을!'이란 구호는 사실 '어린이에겐 경쟁을! 젊은이에겐 더 많은 일을! 시키기 위해 만들어 졌다고 보면 돼. 우리도 마찬가지였지. 참으로 운 좋게 삼미슈퍼스타즈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우리의 삶은 구원받지 못했을 거야. 삼미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와도 같은 존재지. 그리고 그 프로 세계에 적응하지 못한 모든 아마추어들을 대표해 그 모진 핍박과 박해를 받았던 거야.이제 세상을 박해하는 것은 총과 칼이 아니야! 바로 프로지! 그런 의미에서 만약 지금의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다시 한번 예수가 재림한다면 그것은 분명 삼미슈퍼스타즈와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 나는 생각해!"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칠 수 있는 공은 치고, 칠 수 없는 공은 치지 않고, 경기하다가 경기장 한 구석에 이쁜 들꽃이 보이면 방망이를 던져버리고 들꽃을 구경하러 가는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원들.결코 프로가 아니었던 삼미슈퍼스타즈. 그러나 프로의 세계에서 프로로 살지 않았기 때문에 더 아름답게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수 있던 삼미슈퍼스타즈라 생각한다.
작가의 통쾌하면서도 신랄한 문체가 더욱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