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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기술
모티머 J.애들러 외 지음, 민병덕 옮김 / 범우사 / 1993년 3월
평점 :
우리는 독서의 중요성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힌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말씀이다. 무서워서라도 책을 읽었다. '책을 엮은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도록, 읽은 책이 다섯 수레에 가득 실리도록 읽고 또 읽었다.' 공자님 이야기다. 허걱...공자님 너무 대단하시다. 내 수레 소리 너무 요란하지 않도록 - -;; 열심히 책을 읽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다. 책 읽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겠는데 정작 어떻게 읽는게 잘 읽는 것인지는 잘 몰랐다는 사실 말이다. 책은 읽지만 내가 제대로 읽는 것인지 확신은 없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주간 번역 까페에서 이달의 책으로 선정한 <독서의 기술> 개정판인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을 읽게 되었다. 이번주까지 감상문을 올려야 하므로 허겁 지겁 읽었다.
한 마디로 더 늦기 전에 이 책을 읽게 되어 다행이다. 번역의 문체가 읽기 힘들지만 내용이 좋으니까 봐줄만하다. <독서의 기술>은 책을 읽을 때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제시해주는데 덕분에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수동적으로 책을 읽었는지를 깨달았고 동시에 이제부터라도 좋은 독자가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모티머 애들러 (Mortimer J. Adler)가 이 책을 집필한 의도는 하나이다.
보다 사람들이 책을 잘 읽어서 정신을 살찌우고 지혜로워져서 더 잘 살 수 있도록 되는 것이다 (착한 작가이다. 보답으로 아래에 그의 소개를 덧붙였다). 책을 통해 우리는 저자와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사실이나 진실을 배우거나 저자와 다른 의견을 정립해갈 수 있다. 또한 한 권의 책을 뛰어 넘어 하나의 진실을 찾아가기 위해 여러 권의 책을 참고 할 수도 있다.
그가 제시하는 독서의 방법은 4 단계로 나뉜다.
1. 기초적인 읽기 - 저자와 대화를 하려면 기본으로 그 언어를 알고 읽을 줄 알아야 한다.
2. 살펴 읽기 - 자신이 저자와 대화를 하고 싶은지 알아봐야 한다. 자신이 책을 읽는 목적을 알아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빨리 읽어서 어떤 책인지 탐색하여 책의 종류와 구성을 파악해야 한다.
3. 분석하며 읽기-대화를 하려면 먼저 저자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자, 리스닝이다. 책의 주제와 주요 부분을 알아야 한다.
1) 어떤 종류의 책인지 분석한다. 전체 주제와 중요한 부분을 찾아서 저자의 주요 논증을 파악한다.
2) 논증을 파고 든다. 자신의 표현으로 저자의 논증을 바꾸어본다. 저자가 중시하는 용어를 알아내는 건 기본.
3) 저자가 논증을 통해 해답을 찾았는지 알아본다.
리스닝 파트 완료. 이제 우리가 입을 열 차례이다. 저자의 이야기에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리해본다. 저자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저자를 오해하지 않고 논리적이고 예의바르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4. 통합적으로 읽기 - 이제 주도권은 나에게 있다. 내가 궁금한 사항을 가지고 여러 책을 참고한다. 이 때 찾아보려는 주제의 책을 살펴 읽는 과정을 거친다. 여러 책은 나의 질문에 서로 다른 답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원래 진실은 여러가지 면을 가지고 서로 부딛힌다. 그 자체가 진실이다. 중요한 사실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쪽으로 진실을 살펴보려고 노력하는 자세이다. (모티머 정말 철학적이다!!!!)
앞으로 위의 독서 단계를 따라서 보다 적극적인 독자가 될 것을 다짐하면서 <책 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나 <책을 읽는 방법>을 읽어보고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아 이제 나도 신토피칼 독서를 하게 되는것인가? ㅎㅎㅎ
아래는 모티머 애들러에 대해 찾아본 내용이다. 14살에 학교를 중퇴하고 기자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New York Sun지에서 잡심부름을 하다가 콜롬비아 대학 작문 과정을 듣던 중 철학쪽으로 관심이 생겨 대학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되었다고 한다. 힘든 상황에서 이분도 아마 독서의 힘으로 이런 성취를 이뤄낸 것이겠지? 아..대단하다!!
모티머 J. 애들러
철학자, 저술가, 1902년 뉴욕 출생, 2001년 사망. 컬럼비아 대학 졸업, 동 대학 교수를 거쳐 시카고 대학 법철학 교수, 서양 고전 해설 전집(전54권)인 Great Books of the Western World 편집에 참가, 색인`신토피콘 작성을 담당. 1852년 미국철학협회 설립, 전 회장. 미국의 강의 위주로 된 주입식 교육을 비판하고 교육 제도의 혁신을 주창한 이른바 '피디어 제안'을, 시카고 대학 허친 총장과 함께 발표, 아스펜 인문연구소 원로 회원, 철학 박사, 저서로는 [독서의 기술], [변증법], [철학의 조건], [우리들의 시대]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