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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7월
평점 :
순수가 존재하는 시대가 있었던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며 갈등하는 현실주의자 뉴랜드 아처,
철저하게 자기 세계를 고수하는 메이 웰랜드,
그리고 태풍의 중심에 서 있는 엘렌 올레스카
1870년대의 뉴욕 상류 사회를 배경으로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을 마치 정밀화를 그리듯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좀 더 쉽게 그들과 호흡할 수 있었지만
그래서 그 씁쓸함이 더 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각자 삶의 방식으로 그 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자신들이 누리고 있던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어
자기들의 세계를 지키고자 똘똘 뭉치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 때나 지금이나
무서울만큼 변함이 없다.
순수의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삶은
무엇을 위한 순수인지,
그들이 추구했던 것이 순수의 타락을 막기위한 용기있는 결단이었는지,
그냥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는지...
그들은 무엇이라고 말할까?
피천득의 '인연'과
제레미 아이언스와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데미지'와
왠지 닮아있는 소설이다, 내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