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일본다운 소설이 아닌가 싶다... 일단 그 기발한 상상력에 놀라고 그 습하고 찐덕찐덕한 기운에 눌리고...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주인공이 곤충채집을 위해 떠났던 그 길에서 모래 구덩이에 갇혀 빠져 나오려고 할 수록 푹푹 빠져드는 뭐라 말 할 수 없는 모래의 세계는 작가의 섬세한 심리묘사로 인해 내 몸 구석구석 떼어내려고 해도 잘 떨어지지 않는 고운 모래 가루처럼 조금은 기분 나쁘게 반짝거리고 있는듯 하다. 어쩜 그래! 왜 그래야 하는데! 도대체 무슨 권리로! 말도 안돼! 미친 거 아냐! 그래, 다 좋다 쳐! 왜 하필 나야! 그래서 어쩌라고! 싫어! 싫단말야! 제발.... 삶이라는 것은 모래를 끊임없이 파내지 않으면 무너지는 모래의 세계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모래의 여자처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탈출을 시도하다 다시 붙잡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그 남자처럼 그러나 또 다른 기회를 노리고 있는.... 의미가 있든 없든 무엇인가를 하면서 시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삶일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삶을 지속하느냐인데... 모래의 세계는 정말 살고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