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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평점 :
폴의 나이쯤 되어 새롭게 인생을 고민하고 있던 중에 읽어서 그랬을까...
그 동안 늘 변화 앞에 머뭇거리며,
일상이 주는 건조하지만 지극히 익숙한 편안함을 포기할 수 없어,
결국 그저 그렇게 살아오고 있었던 스스로에 대한 반성때문이었을까...
시몽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푸른쪽지에
나만큼은 열렬히 반응하고 싶어진다!
어쩜 그리 단조로운 일상의 언어로 이런 멋진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
파리라는 동네 특유의 느껴지는 나른함 때문에
폴과 로제, 폴과 시몽의 사랑이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것처럼 더 그럴듯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또 한편으로는
삶의 치열함이 없어 보이는 그들의 일상이 지금까지의 내 삶의 모습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현실감있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올 여름들어 가장 무더웠던 어제,
나는 그들의 만남과 헤어짐에서 쓸쓸한 가을을 충만히 느끼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