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87
나는 부사가 걸린다. 나는 부사가 불편하다. 아무래도 나는 부사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이 말을아주 조그맣게 한다. 글 짓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부사를 ‘꽤‘ 좋아한다. 나는 부사를 ‘아주 좋아한다. 나는 부사를 ‘매우‘ 좋아하며, 절대, 제일, 가장, 과연, 진짜, 왠지, 퍽, 무척 좋아한다. 등단한 뒤로 이렇게 한 문장 안에 많은 부사를 마음껏 써보기는 처음이다. 기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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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잖이 당황했지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뭐라고했어?" 제 질문에 후배는 대답했습니다. "30분 중에서27분 30초를 저 혼자 얘기했더라고요. 선배님은 이런말씀만 하셨어요. 그랬구나, 그래, 힘들었겠네, 장하다,기특하네."
말에 관한 한 나는 현실주의자이지만, 선생의 순결주의 같은 든든한 의지처가 있어야 현실주의도용을 쓴다. 선생의 깊은 지식과 열정은 우리말의 소금이다. 이 소금이 너무 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고쳐생각한다. 소금이 짜지 않으면 그것을 어찌 소금이라 하겠는가.(국민일보, [문화산책] 2005.02.02. 「이수열 선생)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533장 좋다. 이 찬송가는 표지가 가죽이 아니라서 좋고 글자 크고 가벼워서 좋다.2020년에 재판 80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