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아직까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이다. 그녀의 산뜻한 문체.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을 무겁지 않게 처리(?)하는 그녀의 깔끔함. 그녀의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참 신선하다..라는 느낌을 가졌었다. 이런 세계도 있었군. 그리고 그녀의 신간이 나올 때마다 약간은 두근대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던 것 같다. <하드보일드 하드럭>은 두 편의 짧은 소설이다. 그리고 그 두 편의 소설은 서로 죽음이라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정은 다르지만 두 소설 속의 [나]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다. 예기치 못하게..또는 서서히. 약간의 동성애와 오컬트적 분위기..여전하다. 언젠가부터 그녀는 계속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 같다. 모든 소설 속의 화자가 같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것 자체가 그녀의 매력일 수도 있겠지만..이제는 약간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언제까지나 젊은 작가로 남아주었으면 좋겠는데. 너무 지나친 기대일까.책 자체는 무척이나 예쁘다. 요시토모 나라의 독특한 일러스트가 곳곳에 진주처럼 숨어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과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하지만 책날개에 실려 있는 그녀의 사진은 좀 바꿔주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바꿀 때도 된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