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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도종환 지음 / 사계절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이다. 지리산 골짜기를 다녀왔다.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한적한 산골이었는데 올 겨울에 갔더니 으리으리한 민박집들과 울긋 불긋한 별장들이 빼곡히 들어차있다. 개발의 위대함을 실감나게하는 순간이다. 내가 못가진 별장들이어서가 아니라 마구 마구 훼손되어진 지리산 골짜기의 앙상함에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아이들이 무섭게 변했다고들한다. 왜일까? 수많은 교육학자들이 제법 거창한 이론들을 들먹이면서 신문에서 텔레비젼에서 해답은 이렇다느니 저렇다느니 떠들어댄다. 그러나 이미 무섭게 변한 아이들은 막을길이 없다. 교사의 뺨을 때리기도하고 발길로 차기도한다.
교사들은 그냥 내버려둔다. 어서빨리 교감이 되고 교장이 되는길만이 더러운 평교사생활을 마감하는 유일한 돌파구다. 이건 아닌데, 이래서는 안되는데, 처음 그 마음처럼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야하는데..... 참교육을 실천해야하는데...
무너져내리는 지리산처럼 무너져 내리는 교육의 앞날을 걱정하며 도종환 선생님은 이렇게 외친다. 교사의 길은 '저주받은 시지프스다' 굴려 올려도 굴려 올려도 다시 산밑으로 떨어지고야 마는 돌덩이처럼 교육이란 끊임없는 좌절과 시행착오의 연속인지도 모를일이다. 다시 희망을 꿈꾸며 새싹을 키워나가야한다. 마지막 한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