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샷 :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화이자의 대담한 전략
앨버트 불라 지음, 이진원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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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화이자의 대담한 전략
#문샷 #앨버트불라 #화이자CEO #이진원 옮김 #인플루엔셜

화이자 CEO가 직접 밝히는 '개발에서 승인까지'
『문샷』 가능성의 한계를 뛰어넘은 9개월의 대장정!

"모두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화이자는 어떻게 최단 시간 내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었을까. '달 탐사선 발사'를 뜻하는 '문샷Moonshot'은 1949년 미국인들이 우주 탐사를 계획했을 때 처음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어는 케네디 대통령이 인간의 달 탐사와 안전 귀환을 말했던 1960년대가 되어서야 사전에 등재되었다. 지금은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에 도전하는 혁신적인 프로젝트'라는 의미로 쓰인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새로운 백신 개발은 문제 해결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문샷』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코로나19 백신 개발 여정을 담았다. 화이자 CEO 앨버트 불라가 직접 전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출시까지, 9개월에 걸친 복잡한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며 마주한 도전과 새롭게 배운 교훈에 대해 들려준다.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가 아니라
당신이 그 일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하다."
_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

"2019년 12월 31일 화요일, 중국 당국은 WHO에 우한시의 소규모 환자 집단에서 폐렴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불가사의한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고 보고했다." 지난 100년에 걸쳐 가장 치명적인 감염병 코로나19는 빠른 속도로 전 세계로 퍼졌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극박한 상황에 세계 각국이 봉쇄와 공포로 마비되었다. 2020년 초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세계는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아 이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

화이자 CEO 앨버트 불라가 경험한 2020년도의 9개월은 개인적으로나 리더로서 가장 힘들면서도 보람된 시간이었다. 그가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정한 우선순위에는 직원들의 안전과 안녕, 중요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 유지, 코로나19에 맞선 새로운 의학적 해결책 개발 등이 포함됐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로 전 세계의 모든 사무 시설을 폐쇄하고 원격으로 일하는 재택근무 결정이 내려졌다. 경영진을 소집해 위기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을 수 있는 항바이러스 치료제와 새로운 백신 개발 가능성을 모두 논의했다.

◇ 누구나 자신의 잠재력을 확장해야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해낼 수 있으며, 스스로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 _p.151-152

"질병과 만성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의약품과 달리 백신은 예방이 목적이다." 최단 시간 내에 가장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기로 하고 여러 가지 선택지 중에서 mRNA 기술을 채택하기로 한 것이 가장 힘든 판단이었다고 한다. "새로운 백신은 발견에서부터 개발, 승인, 생산, 유통, 그리고 사람들의 팔에 접종되기 전까지 반드시 엄격한 규제를 거쳐야 한다."

화이자의 '광속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시간이 곧 생명"이라는 마음가짐이었다.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로 구성된 드림팀은 이전의 의약품 개발 속도와 생산 규모 확대 기록을 전부 깨뜨리며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다양한 협업 플랫폼이 이어져 일반적인 백신 개발에서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했다.


"사람이 죽어서 남기는 것은 비석에 새겨진 비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에 깃든 무엇이다."
_고대 그리스 정치인 페리클레스

백신 개발의 여정을 담은 이 책은 팬데믹 상황 속에서 "우리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라고 믿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연구, 생산 및 상용화 계약, 출시까지. 예측 불가능한 세상을 향한 도전과 가능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전략은 자신의 자리에서 헌신적인 노력을 쏟아부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실현될 수 있었다.

저자는 인내심과 끈기가 요구되는 백신 개발 여정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일을 함께한 사람을 중심으로 기록했다. "사실 이처럼 불가능을 가능케 한 건 화이자에서 함께 일하는 훌륭한 사람들 덕분"이라고 말한다. 어떤 결정도 쉽게 내리지 못하는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사고하고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백신을 만든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대중의 신뢰를 끌어내고자 했다.


책을 선물해주신 #인플루엔셜(@influential_book)감사합니다.

#Moonshot #코로나19 #경영철학 #경영전략 #경영경제서
#도서서평단 #독서기록공유 #메모습관 #독서노트 #문장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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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생활력 - 생각하고 행동하고 발견하며 성장하는
최병호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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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생활력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최병호작가 #마케터의생활력 ##비즈니스북스

최병호 『마케터의 생활력』


늘 뭔가를 받아들이고 끌어안으려는 열린 마음이 있을 때
배움을 통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_p.240 「재테크보다 배움테크」

생활력은 삶의 유지나 생존을 넘어 우리가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여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코로나가 끝나도 사라지지 않을 변화된 일상과 이제는 생활이 된 낯선 환경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나라는 사람을 그대로 드러내며 자유롭게 표현할 것이지.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일은 많은 사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마케터의 생활력』은 현업 마케터인 저자가 마케팅의 세계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기록이다. 저자는 생활력 충만한 마케터로 살기 위해 애쓴 시간의 조각을 친절하게 나눠준다. 마케팅이 좋아서 배우고 꿈꾸고 실천하며 깨달은 배움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글로 풀어냈다. 저자는 일상에서 느낀 결핍과 부족함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채우고자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힘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법을 전한다.


때로는 아이디어의 단단함을 주장하는 것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실행은 사람이 한다. 실행을 이뤄내는 건 사람들의 마음이다.
_p.109-110 「실행력,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위대한 힘」

아이디어는 머릿속에만 머무는 게 아니다. 기획에 담긴 가능성은 실행력을 만나 비로소 빛을 발한다. 당시 임산부였던 여동생의 경험으로부터 시작된 '삼성화재 안심 버스벨 캠페인'은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고 변화를 끌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이디어가 사람을 만나, 마음과 마음이 이어져 세상에 나오는 장면이 눈앞에 환하게 펼쳐진다.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집약된 마음의 힘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에서는 온기가 느껴진다.

이 책에는 저자가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가치관이 담겨 있다. 마케터로 일하며 마케팅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사람과 마음을 향한다. 마음으로 움직이는 마케팅을 꿈꾸며, '마케팅에 마음을 담는 일'을 생각하고 살아가는 저자의 삶에서 느껴지는 진솔함이 울림을 준다.


생활을 단단히 해나가는 힘, 즉 생활력은 사실 메모와 같이 소소한 습관으로부터 비롯된다.
_p.156 「다채로운 메모가 다채로운 일상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마케터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현하는지. 경험에서 나온 '탄탄한 생활력'을 키우는 법을 담았다. 일상에 바로 적용해볼 수 있는 저자만의 비법이 더해져 새로운 가능성과 영감을 준다. 저자가 알려주는 일상에서 실천해보면 좋을 태도에 대한 법칙도 유용하다. 생각하고 행동하고 취향을 발견하며 성장하는 생활력을 키우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 마케터뿐만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책을 읽으며 시간을 대하는 자세와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것도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일의 한 부분이다. 마케터의 시선으로 바라본 일상은 배움과 가능성으로 반짝인다. 마케터의 시선으로 일상을 보는 법을 배웠으니 탄탄한 생활력을 위해 하나씩 활용해 봐야겠다.


(*비즈니스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책을 선물해주신 #비즈니스북스(@bizbooks_kr) 감사합니다.


#제일기획출신 #배스킨라빈스마케터 #마케터로사는법
#마케터 #기획자 #생존비법 #독서기록공유 #메모습관
#자기계발서 #마케팅공부 #도서추천 #문장수집 #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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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무들은 - 최승자의 아이오와 일기
최승자 지음 / 난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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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내가 만들었던 살아 있는 추억들
#최승자 시인 #어떤나무들은_아이오와일기 #난다 #신난다

최승자 시인의 아이오와 일기
『어떤 나무들은』


나는 다만 하루하루 흔들리고 있었을 뿐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품위, 그 격식, 규격이 싫었다.
_p.4 「1995년 4월 시인의 말」

시인이자 번역자인 최승자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 『어떤 나무들은』. 1995년에 출간된 책을 26년 만에 난다에서 다시 펴냈다. 미국 아이오와주 아이오와시티 아이오와대학에서 주최하는 인터내셔널 라이팅 프로그램(IWP, International Writing Program)에 참가하게 된 시인의 첫 외국 여행 이야기다. 1994년 8월 28일 일요일부터 1995년 1월 16일 월요일까지의 여정을 담은 일기 형식의 산문을 엮었다. 광명시 경남이네 집에서 친구의 도움으로 짐을 꾸린 시인이 공항으로 떠나며 여행은 시작된다. "아침식사 준비를 하면서 경남이가 원, 내 딸 시집보내는 것 같네라고 말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Lonely rivers going to the sea give themselves to many brooks." 이건 내가 슬며시 외로운 생각이 들 때마다 나 자신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다시 되살려보곤 하는 구절이다. "바다로 가는 외로운 강물은 많은 여울에게 저를 내준다."
_p.49 「1994년 9월 6일 화요일」

로드 맥퀸이라는 싱어송라이터가 쓴 시집에 나오는 구절로 최승자 시인이 대학교 1학년 때 그의 시집을 읽다가 기억해둔 것이다. 시인은 아이오와에서 만난 작가들과 교류하며 생활하는 모습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그려냈다. 아이오와에서 교류했던 작가들과의 일화에는 시인의 시선이 선명하게 담겨있다.

시인은 구어체 문장과 히어링을 공부해 올 걸 하며 영어 표현이 서툴다고 말했지만, 공식 일정과 사교모임에 참석해 의사소통하는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기억의 서랍 속에 그대로 간직되어 있는" 이야기와 일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하루종일 빗물 먹은 나뭇잎에 아직 물기가 남아" 있듯 촉촉하게 빛난다.


어떤 나무들은 바다를, 바다의 소금기를 그리워하여 바다 쪽으로, 그 바다가 아무리 멀리 있어도, 바다 쪽으로 구부러져 자라난다고 한다. 그런 나무들이 생각났다.
_p.51 「1994년 9월 7일 수요일」

아이오와 침례교 교회에서 예배가 끝나고 목사님의 소개로 마주한 사람들의 표정에서 떠오른 나무들. 그들이 외국의 땅에서 고향을 그리듯, 시인이 시를 그리워하며 문학 쪽으로 구부러져 자라나는 모습을 그려본다. 예측하기 어려운 아이오와 날씨에 밋밋한 벌판, 갑작스럽게 붉은색으로 변하는 나무들을 보며 "미국은 나무들조차 지극히 개인적인 모양이다."라는 말이 묘하게 다가온다.


이상하게도 나는 아이오와에서 단 한 편의 시도, 아니 단 한 줄의 시구도 얻지 못했다. 모든 게 너무 다르기 때문에 내 감수성이 문 꽉 닫아버리고 있는 걸까. 그렇긴 하지만 안타깝지는 않다. 내가 체험하는 것들 모두가 착실하게 내 내부로 가라앉고 있을 거다. 그리고 어느 날 시로 나오겠지.
_p.172 「1994년 10월 21일 금요일」

"나는 왜 쓰지도 않고 나는 무엇을 쓰지도 않는다. 나는 나를 쓸 뿐이다. 그게 왜가 되고 무엇이 된다면 좋고, 안 돼도 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시인이 영어로 번역한 마흔네 편의 시. 자신의 시를 번역하며 고민한 부분을 다른 작가들과 의견을 나누며 번역하는 마음을 들려준다. "내가 번역하는 사람이니까. 한 구절을 멋있게 번역해놓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는지."


기억의 집, 기억의 집 한 채 서 있다.
기적처럼, 금방 신기루처럼 무너질, 그러나 기적처럼.
_p.248 「1994년 11월 12일 토요일」

"공중에서 사라진 줄 알았더니, 살아 있으니 다행이로구나." 플로리다에 머물고 있는 삼촌이 시인께 전화로 한 말씀이 울림을 준다. "다만 뭔가 일어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고, 그 새로운 변화에 내 육체와 정신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어떤 예감에 잠 못 드는 시인의 시간이 천천히 지그시 마음을 누르고 지나간다. 아이오와에서 시인은 신비주의의 세계로 향했던 것이 아닐까. 시인이 지나온 그때의 기억, 느낌, 사람들이 "아이오와는 좋아했었다."라는 문장에 기적처럼 담겨 있다.


청춘이 지난 지 하많은 세월이 흘렀다.
문득 소식이 와서 묻혀 있던 책이
지금 살아나고 있다.
그것을 나는 지금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그것으로 끝이다.

아이오와는
좋아했었다.

2021년 11월 15일
최승자

_개정판 시인의 말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기적 같은 산문집을 선물해주신 @nandaisart 감사합니다.
@nandanalda

#난다출판사 #문학동네 #난다서포터즈4기 #난다서포터즈
#독서기록공유 #감성책글귀 #메모습관 #읽고쓰는행복 #시
#산문집 #에세이추천 #문장수집 #도서추천 #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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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최승자 지음 / 난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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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머물렀던 자리
#최승자 시인 #한게으른시인의이야기 #난다 #신난다

최승자 시인의 첫 산문집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시가 인간에게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시가 시를 읽는 사람들에게도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시가 시를 쓰는, 시를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시가 시를 쓰는, 시를 생산하는 수많은 사람 중의 하나인 내게 무엇이 될 수 있을까.

_p.124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최승자 시인의 첫 산문집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가 1989년 처음 출간된 지 32년 만에 다시 나왔다. 기존 책에 수록된 25편의 산문에 1995년부터 2013년까지의 기록이 더해진 개정판이다. 1976년에 쓴 산문 「다시 젊음이라는 열차를」에 "20대 중간쯤의 나이에 벌써 쓸쓸함을 안다."라는 문장에서 2013년의 「신비주의적 꿈들」까지로 나아간다.

◇ 인생의 궤도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싸워가면서 사는 법,
살아야 하는 법을 철저히 배우기 위해. 공부하듯이…… (1976)
_p.15 「다시 젊음이라는 열차를」

조각가 지망생 노당과 회화를 하는 정낙구, 가난한 두 친구가 배고픈 밤이면 화실 뒤 시장 골목에서 쥐를 잡아먹고 살았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했다. "배고픔만큼 강한 공감을 일으키는 것도 없다."라지만, '배고픔만큼이나 요지부동인 예술의 꿈'이라니. 채워지지 않는 허기와 갈증 같은 예술의 꿈이 '꿈의 배고픔'이 '배고픔의 꿈'인듯 그대로 삶이 된다는 건 꿈인가. "진정으로 훌륭한 예술이란 어쩌면 어떤 배고픔, 아니면 그것의 다른 얼굴인 어떤 꿈을 가장 절실하게 표현해놓은 것이 아닐까. (1980)"

◇인간은 즐거움을 먼저 발견했을까,
아니면 괴로움을 먼저 발견했을까?
_p.20 「산다는 이 일」

"진흙탕에 빠진 사람처럼 시간의 밑바닥에 한 마리 벌레로 누워 꼼지락거린" 수없이 많은 밤을 지나, "그럼 어떠냐, 뻗을 대로 뻗어라, 네 팔자로 뻗어라. 어차피 한판 놀러 나왔으니까, 신명 풀리는 대로 놀 수밖에, 신명 안 풀리면 안 놀 수밖에. (1981)"라는 글을 풀어낸다.

◇ 나는 지금 그 순간을 꿈꾸고 있다.
내가 첫발을 떼어놓는 그 순간을.
_p.27 「시를 뭐하러 쓰냐고?」

"시를 뭐하러 쓰냐고? 글쎄 그럼 시를 뭐하러 안 쓰지?" 문득 최승자 시인을 통과한 시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시들은 이제 쉽게 쓰이고 쉽게 잊히고 쉽게 버려진다."라는 문장이 묵직하다. 시인은 "시를 쓴다는 것이 다만 작은 위안이 될 수 있을 뿐이다. (1989)"라며, 불안이 목을 조르는 한밤에 일어나 앉는다. '산다는 이 일'이라는 수수께끼를 향해 '공포로부터 생겨난 죽음이라는 관념을 극복하는 여행'을 멈추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 외국은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시인의 시선에 특히 눈길이 갔다.

◇ 그러나 그 헐벗음 속에서, 그 싸늘한 마지막 작별 속에서 이제야 비로소 살아 있다고, 살아야 한다고 말할 차례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느 시인이 말했듯 결국,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 말을 발음해야만 한다'. (1984)
_p.60 「떠나면서 되돌아오면서」

"너 땜에 알았어/왜 사람과 사랑이 비슷한 소리가 나는지" 2018년 발매된 BTS(방탄소년단)의 <LOVE YOURSELF 結 'Answer'> 앨범 수록곡 중에 RM의 솔로곡 'Trivia 承 : Love' 나오는 가사가 떠올랐다. 최승자 시인이 기록한 삶은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는 사람과 사랑이 있다. '빛나는 것은 모두가 보석이라고' 믿었던 맹희, 뒷모습만 보이며 한없이 걸어가는 어머니.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어느 날 문득, 그들이 돌아와 그 부재의 자리를 다시 채울 때까지. (1986)" 비어서 더욱 빛나는 자리가 선명하다.

◇ 쉬운 삶이란 없다.
어떤 존재든 혼신을 다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1996)
_p.158 「새에 대한 환상」

한 해의 끝에서 고요히 떠오르는 질문들처럼. 환한 빛을 더하며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돌아본다. 처음 만난 최승자 시인의 글이 내 안에 고여 있는 시간에 물길을 터준다. "상처 없는 삶과 상처투성이의 삶. 꿈과 상처.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일상을 더욱 굳건하게 받쳐주는 원리, 한 몸뚱이에 두 개의 얼굴이 달린 야누스의 원리이다." 버리고 흐르고 끝났으므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여유를 전한다.

온 세상을 돌고 돌아 흐르다 마침내 사막에 닿은 물이 사막을 날아 다시 물이 되어 흐르길. 시인의 다짐처럼 병에서 빠져나와 다시금 문학의 자리로 돌아오시길 바란다.


오래 묵혀두었던 산문집을 출판하게 되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것 같다.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자니
웃음이 쿡 난다.
웃을 일인가.
그만 쓰자
끝.

2021년 11월 11일
최승자

_p.189, 개정판 시인의 말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귀한 산문집을 선물해주신 @nandaisart 감사합니다.
@nandanalda

#난다출판사 #문학동네 #난다서포터즈4기 #난다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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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남자 김철수 - 서른 네 살, 게이, 유튜버, 남친 없음
김철수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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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 흔한 이웃 철수 이야기
#보통남자김철수 #김철수 지음 #다산북스 #브라이트

서른네 살, 게이, 유튜버, 남친 없음
〈채널 김철수〉에세이 『보통 남자 김철수』


"너 자신을 믿어.
하지만 너 자신을 믿게 됐을 때 시작하려고 하지 마.
그냥 지금 당장 출발해. 그다음, 부딪칠 때마다 너 자신을 믿어."
_p.186

"나를 속이는 멍청한 일은 이제 그만두겠다" 책 표지 속,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은 남자의 옆모습과 띠지에 박힌 문장이 강렬하게 시선을 끈다. 저자는 중학교 2학년 시절,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한다. 여자를 좋아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그치며 괴로워한 시기를 지나, 비로소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인 인생 고난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저자는 그 흔한 '보통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어 김슬기에서 김철수로 개명을 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하디흔한, '아무것도 아닌' 철수라는 이름을 스스로가 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시작점으로 삼았다. 저자는 "일단 가장 먼저, 내가, 내 편이 되어줘야 한다. 그리고 그다음, 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거다."라고 말한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은 나의 소중한 것들을 나누는 존재이며 서로의 소중한 부분들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 사람이 됐든 뭐가 됐든,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가족이다. _p.034~035

'Part 1. 내 인생을 위해 애써보는 일'에는 온전히 내 편이 되어 나답게 살기 위해 애쓴 시간이 담겨 있다. 정체성에 대한 번민에서 멈춰버린 시간을 공감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버지에게 커밍아웃하지만, '지금 이 황금 같은 시간에'라는 진지한 잔소리를 들으며 집으로 향했던 스물두 살의 모습. 힘들었지만 저자를 살게 해준 짝사랑의 경험, 영화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고깃집에서 일하며 모은 돈을 들고 상경했지만 연기 학원 대신 반려묘 아배붑과의 생활을 택하며 시작된 가족의 탄생 순간과 친구이자 엄마인 할머니 이야기까지.

저자는 평범한 일상의 자연스럽고 진솔한 모습을 담아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편의점 알바에서 전업 유튜버로, 고양이 네 마리와 애인 장호와 함께 살며 소중한 것들을 지켜나가는 삶을 이야기한다. 가족을 '또 다른 나 자신'이자 '내 일부'이며 '삶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뉴스를 틀면 나오는 참 안된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니까, 내가 아니라서 다행인, 바로 그런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나'였다! 그것은 실로 처참한 경험이었다. 왜 하필 나일까? 왜 내가? _p.150

'Part 2. 소외되어본 적 있는 철수와 영희를 위하여'에는 저자가 경험한 무수한 갈등과 고뇌 그리고 성장과 위로를 담았다. "내 정체성을 스스로 인정한 뒤에도 사회의 냉담한 시선과 편견은 늘 거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는, 비슷한 사람들이 고팠기에 게이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주류 게이문화를 겪고, 두 세계 어디에도 낄 수 없는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 두려움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기도 했다.


유튜브를 통해 경험한 일 중 가장 놀라운 것을 딱 한 가지만 뽑으라면 나는 단연 이 경험을 들 것이다. 얼굴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평생 살면서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할 사람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 _p.196

게이인 채로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계기로 시작한 유튜브 활동. 〈채널 김철수〉라는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내가 아닌 나로 살아본 적 있는 모든 철수와 영희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자신의 채널에서 평범한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뿐 아니라 여러 인터뷰, 커밍아웃 프로젝트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소수자의 이야기를 평범하고 따뜻하게 담은 콘텐츠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20만 구독자의 채널로 성장했다.


나는 단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자신을 속이지 말기를 바란다. 세상이 당신을 속일지라도 말이다. 우린 모두, 보편적인 감성을 지닌 보통 사람이기에. _p.186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투성이기에 철수가 되어 전하고자 했던 흔한 이웃 철수 이야기. "네 인생이 그렇듯, 나는 내 인생이 너무 소중했어." 저자가 온전한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 일어서고 나아간 시간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이 존중받지 못하는 삶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까지 얼마나 많이 넘어졌을까.

내가 아닌 나를 느껴본 사람, 외로움과 사랑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이번 생은 모두 처음이라. "사람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태산에 걸려 넘어지지는 않는다."라는 말처럼, 우린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저마다 다른 돌부리에 걸려 나만의 상처가 생기겠지만, 자기 자신을 믿고 내 편이 되어주길. 우리 모두 지금이 처음이니깐.

"오늘은 좋은 하루 보내세요."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인생의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을 선물해주신
#다산북스(@dasanbooks)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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