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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알래스카
안나 볼츠 지음, 나현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녕알래스카_서평단 #도서협찬 #도서제공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는데, 혼자서는 할 수 없어.
_p.225
♤네덜란드 '은손가락상' 수상
♤독일 청소년 문학상 최종 후보
☆연결 상태 별 다섯 개, 슈퍼 팀!
스벤과 알래스카, 그리고 복면 소녀 파커
『안녕, 알래스카』는 자신만의 벽을 쌓을 준비가 되어 있는 스벤과 파커가 곁을 내어주며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담겨 있다. 긴장과 설렘이 뒤섞인 등교 첫날, 언제든 발작이 일어날 수 있는 상태의 스벤과 지난여름 반려견 알래스카와 헤어지고 끔찍한 일을 겪은 파커. 6학년 2반 스물여덟 명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다행인 줄 알아라. 네가 총을 들고 있던 도둑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게 된 걸 말이야. 나는 내 자신이 두렵거든. 언제 어디에서 의식 없이 쓰러질지 모르니까."
_p.138
남은 인생을 화성에서 보내야 하는 평범한 남자애.
일 년 전, 뇌전증을 앓고 있는 남자애 역할을 맡게 된 스벤은 더는 예전의 스벤이 아니다. 아픈 사람이 아닌 '그냥 스벤'으로 살고 싶어서 눈에 띄게 대단한 일을 하려다가 결국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너는 네가 특별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니야. 누구나 가끔은 화성을 왔다 갔다 하거든. 네가 그랬잖아. 다들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흠, 정신 나간 것도 마찬가지야. 사람은 다들 조금씩 정신이 나가 있어."
_p.167
막냇동생의 개털 알레르기 때문에 알래스카와 헤어지고 아직도 밤에는 알래스카 꿈을 꾸는 파커 몬체인.
수업 시간에 징글벨을 개 짖는 소리로 부른 후 반에서 '파커는 바커(barker : 개 짖는 소리를 내는 사람)'라고 불리게 된다. 지난여름 부모님의 사진관에 들이닥친 무장 강도의 습격으로 아빠 어깨에 총알이 박히는 장면을 목격한 파커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낯선 도우미견이 되어 있는 알래스카를 발견한 파커는 스벤의 집에 몰래 들어가 알래스카를 데려올 계획을 세운다. 머리 위로 복면을 뒤집어쓴 복면 소녀 파커와 스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가까워진다.
복면 소녀의 정체를 알게 된 스벤은 알래스카가 선택하는 사람이 알래스카를 데려가자고 제안한다.
파커의 간절한 바람에도 알래스카는 스벤을 선택했다.
스벤의 기분이 자주 나쁘다는 것도, 언제든 잘못될 수 있다는 것도 알래스카는 알고 있지만 스벤의 옆에 있고 싶어 했다.
유령 같은 흐느낌과 함께 찾아온 발작으로 불안하고 무거워진 공기 속에 스벤이 누워있다. 2분 35초짜리 영상으로 촬영된 그 순간은 '고문 영상'이란 이름으로 학교 전체에 퍼진다. 스벤의 발작 동영상은 몬체인 사진관 감시 카메라에 담긴 강도 사건 당시의 소리 없는 폭력적인 영상만큼이나 잔인하다.
스벤이 학교에 나오지 않은 지 벌써 일주일째, 파커는 스벤과 알래스카 생각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지나가는 남자들의 신발만 들여다보는 '도둑 사냥'에 나선 파커는 무장 강도 습격 때 보았던 밑창 옆에 빨간 불꽃이 있는 검은색 운동화를 신은 범인을 쫓아간다.
파커는 강도를 쫓고 있다며 자신의 위치를 스벤에게 보내며 도움을 요청한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발작만 기다리고 있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될까?
나는 죽는 게 두렵다. 그러나 끊임없이 침대에만 누워 있는 건 죽기보다 싫다. 뇌진탕이 일어나고 온통 상처투성이가 된다고 해도, 누워만 있는 건 끔찍하게 싫다.
_p.191
스벤은 헬멧을 챙겨 쓰고 자전거에 올라 알래스카와 함께 파커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파커가 범인의 얼굴을 촬영하려는데 알래스카는 발작이 일어날 거란 걸 미리 감지하고 스벤에게 경고를 했다.
비로소 스벤과 알래스카는 서로를 똑바로 바라본다. 복면 소녀 파커와 알래스카와 함께하면. 그 둘과 같이 있으면 다르다.
스벤의 행성을 잘 알고 있는 둘에게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우리 반이 최고다!' 6학년 2반 단체 채팅방에
파커의 아이디어로 각자의 참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온다.
자신만의 화성에서 신나게 춤을 추는 영상을 통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화성에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언제 어디에서나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아는 친구가 하나도 없는 새로운 학교에 다니게 될 수도 있다. 교실에 스물일곱 명의 다른 친구들과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개가 있을 수도 있다.
_p.244
스벤과 파커의 시점을 오가는 구성으로 일인칭 주인공 시점의 한계를 보완한 작가의 시도가 인상적이다. 친구가 된다는 건 곁에 있어 주는 것이라는 걸. 조건 없는 투명한 마음으로 마주하는 스벤과 파커, 그리고 알래스카의 눈길이 잔잔한 울림을 준다.
다름을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함께 하는 법을 들려주는 작품이다.
(*해당 게시물은 서평단으로 문학과지성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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