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스노볼 1~2 (양장) - 전2권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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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겨울을 통과하는 각본 없는 드라마

당신이 믿었던 견고한 세계에 균열을 일으킬 이야기
냉혹한 '스노볼' 세계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생존 게임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가슴 뛰게 했다.

겨울 평균 기온이 영하 41도로 얼어붙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따뜻함을 유지하고 있는 스노볼. 거대한 유리 천장이 돔처럼 감싼 스노볼에 사는 '액터'의 삶은 담당 '디렉터'에 의해 편집돼 드라마로 방송된다. 스노볼 바깥에 사는 사람들은 발전소에서 쳇바퀴를 돌려 매일 일정량의 전력을 스노볼로 공급한다. 그들이 생산한 전력은 스노볼 액터의 삶에 사용되고, 그 대가로 스노볼 드라마를 마음껏 시청할 수 있다.

인력 발전소에서 일하는 평범한 열여섯 살 '전초밤'. 스노볼 최고 인기 액터 '고해리'를 키워낸 디렉터 '차설'이 디렉터를 꿈꾸는 전초밤을 찾아온다. 세상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일이라는 차설의 말에 전초밤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해리를 대신하기 위해 스노볼로 향한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 볼 기회를 얻은 그녀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여기며 신임 기상 캐스터 고해리로 거듭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오로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스노볼 시스템을 만든 재건 가문 이본 미디어 그룹의 이본회, 스노볼 유일의 삼대 액터 가문의 고해리, 스노볼 유일의 삼대 디렉터 가문의 차설. 개성 있는 캐릭터로 가득한 스노볼 속 등장인물과 세계관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닮았다. 다양한 채널과 스크린을 통해 타인의 삶과 취향을 구독하며 살아가는 요즘 시대를 자꾸만 돌아보게 한다.

『스노볼 1』에서 전초밤은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성장하고 나아간다. 거울 속의 자신과 똑바로 마주 보며 그대로 돌진해 거울을 통과한다. 온전한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세상의 변화를 끌어낸다. 『스노볼 2』에서는 공정한 시스템을 약속했던 이본 미디어 그룹의 이중적인 모습을 발견한 전초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시스템의 오류와 균열, 모두가 진실이라고 믿는 허상이 무너지는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누군가 당신에게 요구한 삶이 아니라,
그저 당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살아 주세요.

『스노볼』 사전 서평단으로 활동할 때 거울 속의 나를 제대로 마주하게 된 인물들이 함께할 여름이 궁금했었다. 출간 전 대본집 형태의 원고로 『스노볼 1』, 『스노볼 2』를 읽고 더 풍성해진 이야기에 깊숙이 빠져들었다. 이 소설은 쳇바퀴 같은 삶을 버리고 타인의 삶을 선택한 전초밤의 심리 변화를 따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박소영 작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이 아닌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설의 배경과 설정에서 영화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 쇼>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그리고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헝거게임>이 떠올랐다. 선택받은 자만이 따뜻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스노볼 속 세계는 지금의 세상과 닮아있다. 따뜻한 진통제와 값진 마취제가 널려 있는 스노볼에서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은 인간의 욕망과 진정한 삶에 관해 돌아보게 만든다. 냉혹한 '스노볼' 세계 안에서 펼쳐지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매력적이다.

주인공 전초밤이 거울 속 인물이 자신이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 손을 뻗어 견고한 세계의 균열을 발견하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가슴 뛰는 삶을 위해 나아가는 인물들의 심리와 상황을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주인공 전초밤의 성장과 등장인물들의 입체적인 서사가 견고하게 설계된 플롯을 만나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오로지 자신만이 깨울 수 있는 삶을 만들어가는 인물들의 여정은 깊은 울림을 준다. 대체할 수 없는 나로 살아가는 설렘과 나답게 사는 삶을 생각하게 한다. 참신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가 어울려 시야를 넓혀주는 작품이다. 소설의 매력을 영상으로 어떻게 보여줄지 벌써 기대된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선물해주신 @changbi_insta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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