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개정판
이석원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들어도좋은말 #을유문화사 #이벤트당첨

◇나눌 수 있는 것이 많은 그 남자의 일기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사실인진 모르겠지만,
     운명의 상대를 만나면 얘기가 안 끊어진대요."
     _p.115, 8 이유

알 수 없는 말로 마음을 헤집어 놓고 떠난 이를 생각하며 운명에 관해 저자가 쓴 글이다. 서늘한 바람에 그리운 이가 떠오르는 계절, 책 속 문장을 읽고 떠오르는 사람과 기대평을 쓰는 이벤트였다. 한 시간이 넘는 통화도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자."는 말로 끝나는 사이. 언제 만나도 바로 어제 본 것 같은 오랜 친구가 떠올랐다.
이벤트 당첨 연락은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말이다. 출판사에서 초판 한정 사진엽서 세트까지 함께 보내주셔서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이 책에는 행운과 불운의 흐린 경계를 지나는 한 남자의 오늘이 담겨 있다. 저자는 설렘과 반짝임, 마음이 흐린 날, 위로와 용기가 필요한 날이 스쳐 가는 교차로를 건너고 또 건넌다. 차례 없이 이어지는 글을 읽고 있으니 무수히 지워졌다가 새로 쓰이기도 했을 타인의 일기장을 읽는 듯 묘한 기분이 들었다.

☆가끔은 사랑보다 이해가 더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가끔이 아니라 자주.
    _p.213, 25 사랑과 이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지. 비어 있는 옆자리를 채워주는 일처럼. 생각지 못한 순간의 반복으로 우연이 운명이라 불리게 되는 과정의 연속이다. 사랑과 이해는 한 몸이 아니기에 다시 혼자가 되는 순간이 오기 전까지 관계는 계속된다. 그렇게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상처받고 그리워하는 일을 반복한다.

☆TIP
    보기 싫은 사람을 전화번호를 함부로 지우지 말 것.
    누군지 몰라서 받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으니까.
    _p.191, 20 비상사태

아찔한 사례에 덧붙인 저자의 팁이다. 보기 싫은 사람이라 했을 때 떠오르는 얼굴은 없었지만, 모르는 번호가 뜨면 전화를 받지 않는 마음과 비슷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얇은 책장 사이 겹쳐지는 앞면과 뒷면의 문장 같은 거리감. 당황스러울 정도로 솔직하고 디테일하게 묘사된 상황과 심리가 소설 같이 느껴졌다. 과연 데이트하다 사람이 죽어 가는 모습을 볼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한 번도 본 적 없는 저자의 많이 사적인 이야기가 왠지 한 편의 단편 영화처럼 다가온다. 책 속 철수의 이야기처럼 '이 세상에서 제일 운이 없는 사람으로 뽑혀 백억을 받게 된다면 그건 운이 있는 걸까 없는 걸까.'와 같은 아이러니다.

자신을 좋아할 만한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지고 있어 짝사랑을 해 본 적 없다는 저자. 그 남자는 변함없이 홑꺼풀에 머리가 짧은 자신을 좋아할 만한 담백한 사람과 마음을 나누고 있을까 궁금하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석원 #이야기산문집 #eulyoo #보통의존재
#사람과사람 #세계와세계 #만나는일 #산문소설
#에세이 #산문 #책추천 #독서 #책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