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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철학 - 흐름과 쟁점, 그리고 확장
강신익 외 18인 지음 / 창비 / 2011년 10월
평점 :
"과학철학 - 흐름과 쟁점, 그리고 확장”이란 책을 읽었다. 이런 책을 읽을 때의 하나의 자세는 30퍼센트 정도만 이해하자라는 마음으로 읽으면 맘이 편해진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과학철학의 역사적 전개와 현재 논쟁의 관점 그리고, 확장된 응용분야의 관점을 다루고 있다. 대략 20개가 넘는 짧은 논문 형식의 글들을 묶어 놓은 책이지만, 통일성이 뛰어나 보이고, 흐름이 매끄럽다. 만약 과학철학에 대한 본격적 공부를 할 생각이 있으면 이 책을 한 번 읽고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혹 나중에 과학철학에 대한 책을 읽을 때 이 책을 다시 들춰보면 좋을 듯 하다.
철학도 어렵고 과학도 어려운데 그 둘의 결합은 더 어려웠다. 그래서 이해가 부족하니 좋은 서평은 힘들 것 같고, 다음 세 가지 과학철학의 흐름만 정리해 보기로 하자.
1. 분석적 과학철학
분석적 과학철학은 20세기초 빈 학파에 의해 제창된 논리실증주의에서 출발했다. 논리실증주의는 세 가지 이론적 토대에 근거하고 있다. 첫째는 독일관념론이 드러낸 사변적 성격에서 벗어나 경험에 기초한 반형이상학적 성격을 지닌다. 둘째는 새로운 자연과학을 가능하게 만든 자연세계에 관한 경험과 이 구체적 경험을 기술할 수 있는 새로운 논리체계인 논리학의 결합인 논리경험주의이다. 세번째는 검증과 통일과학이라는 데 무슨 말인지 잘 안 잡혀서 요약할 수가 없다.
2. 합리주의 과학철학
논리실증주의가 엄밀한 과학성의 기준을 제시했지만, 포퍼의 반증주의는 논리실증주의의 이론적 난점을 극복하고 반귀납주의를 표방하면서 과학적 지식의 성장에 새로운 입장을 개진한다. 포퍼는 전통적 귀납주의를 부정하고 추측과 반박을 과학의 방법론으로 내세운다.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하고 그 해결안을 고수하려 하기보다는 다시 최선을 다해 그것을 뒤집어 엎기 위해 애써야 한다”라는 주장을 하였다. 포퍼는 과학과 유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과학이 아닌 이론들(점성술, 주역, 정신분석)은 반증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과학과 구별되고 이 반증가능성이 과학과 비과학을 구획한다고 주장하였다.
3. 역사주의 과학철학
토마스 쿤은 “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책을 통해 위의 논리실증주의와 반증주의 과학관을 비판하면서 과학을 인간의 활동으로 규정하고, 과학활동의 역동적 측면을 과학사 연구를 통해 드러냈다. 이렇게 과학사 연구에서 주어지는 경험적 자료를 토대로 과학의 법칙과 이론을 평가하는 입장을 역사주의 과학철학이라고 부를 수 있다. 과학의 발전과정은 연대기적으로 합리적 지식의 축적과 논증을 통해 이루어진다기 보다는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정상과학이 지배하다가 변칙사례를 맞닥뜨리게 될 때 기존의 패러다임이 위기를 맞게 되고 과학혁명이 일어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기되고 또 다른 과학이론의 정상화가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토인비가 말한 도전과 응전의 과정과 좀 유사해 보이는데, 이건 내 사견이고..)
이 세 가지 과학철학의 흐름은 중요한 기본 골격에 불과하고, 그 위에 다른 여러 과학철학자들의 주장과 입장 그리고 쟁점들을 이 책은 다룬다. 예를 들면, 과학의 역사성과 사회성 논쟁이라든지 보어와 아인슈타인의 양자역학의 철학에 대한 논쟁이라든지 그리고, 기술철학, 생물철학, 의철학, 심리철학, 환경철학등 다양한 전문분야의 철학분야도 소개하고 있다.
예전 전자공학자이자 과학철학자인 김유신 교수님께서 포퍼의 “추측과 논박”을 꼼꼼이 읽어보라고 말씀하셨다.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이 책을 보고나서 대강 이해가 된다. 뭐니뭐니해도 20세기 과학철학의 가장 큰 쟁점은 포퍼와 쿤의 대립이었던 것 같고 그 흐름이 지금도 어느 정도는 지속되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