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갑자기 감상평을 쓰고 싶어져서 수 년만에 다시 들춰보았다. 다시 봐도 셀린저의 문장, 아니 대사가 많은 사람의 유소년기 시절의 불량끼?를 자극해서 더욱 많은 공감을 얻어내는 것으로 보이는 소설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을 모범생으로 살았다고 해도 이 책의 콜필드가 주저리주저리 뱉어내는 "각종 시스템"에 대한 일갈은 충분히 동의할 것 같다.

너무 솔직해서, 너무 진지해서 미국적이면서도 전혀 미국인 같지않은(딱히 집어 미국적인 것에 대한 것을 들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많은 이들이 미국인들에 대해 부정적일 수 밖에 없음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 책이 미국인들의 주요 텍스트로 매번 선정된다는 사실이 조금은 신기하다.

하긴 부시행정부와 같은 상류3%계층 미국인들의 기호엔 "월든"과 "시민의 불복종"의 작가인 데이빗 소로우의 책을 최고의 책으로 올려놓기엔 자신들이 읽고 싶지 않은 책일테니 그나마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고 감정을 길들이기 쉬운 호밀밭의 파수꾼이 나았을 것 같다.

얼핏 아무런 생각없이 읽기 시작하기엔, "뭐 이런 책이 다 있지" 싶은 지루함과 껄끄러운 대사가 눈에 더 띠는 소설이지만, 장은 묵어야 제 맛 이듯 점점 더 넘겨 갈수록 그 진지함에 처음의 껄끄러움이 외려 자연스러워진다.

콜필드의 3일동안의 본격적인 외도에 해당하는 소설전체의 줄거리만 놓고 보자면 말이 많을 수도 있고, 주인공의 시각을 따라다니면서 내가 그만한 나이에 가졌을법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에 내팽겨쳐져 있는 자신의 독백을 보는 것 같아 함께 우울했던 책이다 보니 정작 18살정도의 "우리"의 아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인지는 생각하라고 하고 싶다. 정말 청소년들에게 추천할 성장기의 책이라면 이렇게 노골적으로 일탈을 보여주고 결국은 제 길로 돌아간다는 이런 스토리가, 영악한 독자에겐 어림반푼어치도 없을테니. 남들은 동의 하지 않겠지만, 이 책은 이미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은 어른들을 위한 잔인한 동화책이다. 이건 칭찬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