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 평정심을 찾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아날로그 아르고스 1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제임스 롬 엮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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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아르고스1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한 줄 평 :

고대 로마 제국 사람한테 팩폭으로 순살되고, 부드럽고 단단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로마 제국 시대의 정치인이자 네로 황제의 스승인 세네카가 자신의 형에게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쓴 편지 형식의 책인 <분노에 대하여>의 일부를 발췌하고 설명을 곁들인 책이다. 각각의 편지들의 길이가 길지 않은데다가, 책의 파트 구성이 잘 되어 있어 집중력있게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책이 180도로 쫙 펼쳐지고, 양장본임에도 콤팩트하고 가벼운 것도 한 몫했다. 무엇보다 재밌다. 번역도 깔끔하다. 내용도 가볍지 않지만, 쉽게 읽힌다. 엮은이의 주석도 한 몫했다. 주석이 이렇게 쓸모있는 경우도 오랜만이었다. 출처 표시나 원문 해석을 적어놨을 줄 알고, 안보고 넘겼었는데 함께 읽는 걸 추천한다.

 

읽으면서 계속 든 생각은 이 할아버지... 뼈 때리는데? 나 곧 순살되겠는데? 우리 언니 읽게 해야겠는데?-였다. 논리정연하게 왜 우리의 분노가 값어치 없고, 그것이 결코 득이 되지 않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왜 분노하지 말아야하는지-에 반박할 것을 예상했는지, 그에 대한 답도 알려준다. 고대 로마에도 나같은 애들이 많았는지, 아니면 족집게 1타 강사인 건지 '질투는 나의 힘'처럼 분노도 좋은 촉진제가 될 수 있지 않나?-하는 나의 의문도 말끔히 해소시켜주었다.


동네 박학다식한 할아버지가 야사를 들려주는 듯한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는 꼰대같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들을 날려준다. 분노하지 말라는 것은 단순히 관대해지고 호구가 되라는 뜻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부당함에 침묵하라하지 않는다. 어떤 신앙심이나 절대선을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악한 사람이고, 나쁜 짓을 할 수 있으니 '상호 관용의 협약'으로 분노를 가라앉히고 다시 생각하라고 말한다. 분노를 대하는 태도는 결국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로 이어진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행동해야한다는 말에 절실히 공감했다.


내 시간은 소중하니까, 별 것 아닌 분노에 사로잡히지 말자.


*우리 언니에게 강권하고 싶은 책이지만, 이 책을 읽고도 분노에 사로잡힐 것 같아서 아쉬울 다름이다. 모두들, 이너 피스하세요.


내가 알기론 영혼의 위대함이란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극히 단단하고 정의롭고 초지일관 굳건한 것인데, 악한 본성에는 그런 것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 P34

방종으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면, 모든 것이 다 견디기 힘들어지는 법이다. 해야하는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사람이 허약하기 때문이다. - P51

사람들한테 쌓인 울화를 물건에다 푸는 것보다 더 미친 짓이 어디 있겠는가? 살아 있지 않은 대상에게 화를 내는 것은 미친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다. 우리한테 아무런 몹쓸 짓도 하지 않는 말 못하는 짐승들에게 화를 내는 것이 미친 짓이듯 말이다. - P53

네가 반박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화를 참을 수가 없어. 잘못을 보면 참기가 힘들거든."
너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화를 참을 수 있다면, 어찌 잘못을 참을 수 없겠는가?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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