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뱅과 공동선》을 읽은 후 떠오른 생각.

칼뱅은 영적, 교회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을 '구별되나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지만, 문제는 지금 한국 개신교가 양 차원을 분리될 수 없으나 '철저히 구별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아닐까. 영과 육을 구별하고 교회와 사회를 구별해서 영을 우월한 것으로 여기고 매사에 교회를 우선으로 한다. 그러나 실제로 구별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구별하다 보니 온갖 욕망을 영적인 것으로 착각하거나 영적인 것처럼 포장한 채 정신없이 좇아가고 있는 것이 개신교의 현실 아닌가. 아무리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가르쳐도 일단 교회와 사회를 구별해서 말하는 순간 머릿속에서는 분열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칼뱅의 시대에는 그런 관념적 구별이 필요했다 하더라도 지금 우리 현실도 그 시대와 같은 구별이 필요한 상황인가. 차라리 '분리될 수 없음'을 강조해야 하는 시대라고 하는 편이 옳지 않을까. 칼뱅만 바라보느라 현실을 놓친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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