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려는 욕망으로 가득한 오늘날 한국에서 교양인이 되려면 “스스로 방법을 터득하여 인문학을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교양의 기초라 할 인문학 고전은 “일종의 통합교과적 텍스트”이기 때문에 “이것을 읽으려면 … 통합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는 인문학 고전읽기와 글쓰기를 통한 ‘통합적 인문학 공부 방법’을 가르쳐준다.

인문학이 대학 교양과목이긴 하나 이미 “비즈니스맨 트레이닝 센터”로 변질된 한국의 대학에서 인문학은 그저 애물단지일뿐이다. 그러나 인문학 몇 과목 수강한다고 교양이 쌓이는 것도 아니니 교양을 습득하는 일이 어렵게 된 책임을 대학에만 떠넘길 수도 없다. 이래저래 인문학을 가까이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교양을 쌓고자 한다면 평생에 걸쳐 “책을 읽고 정리하고 글을 써야”한다.

책, 그중에서도 인문학 고전이라 알려진 책들은 “오늘날의 학문분류와는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인문학 고전을 공부하려면 문학, 역사, 철학은 물론이고 정치, 경제, 사회 등 까지 포함한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다.“ 예컨대 이 책에서 다루는 고전 중 하나인 플라톤의 《국가》의 경우 정치학, 형이상학, 교육학 등에 걸친 다양한 주제를 두루 다루고 있다. 또한 이를 읽고 제대로 이해하려면 역사적 지식도 필요하고 전쟁에 대해서도 알아야한다. “말 그대로 통합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이처럼 통합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고전읽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저자와 그가 살았던 시대를 이해한 다음 전체를 통독하고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짐작해 보면서 책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런 다음 책을 본격적으로 읽어 나가는데 “책 전체를 관통하는 질서”와 저자의 “독특한 표현과 비유들”을 찾아보면서 내용을 파악한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부분을 골라 소리내서 읽어 보고 그 문장을 베껴쓰거나 다시 써보면서 책을 내것으로 만든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파악한 핵심을 추려내 A4 한 장 정도 분량으로 쓴다.

인문학 공부는 고전을 읽고 정리하고 글로 쓰는 통합적 훈련이다. 여기에는 만만치 않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배우고 싶어도 마땅히 배울 만한 곳을 찾을 수 없는 것이 CEO 출신 실용주의자와 속칭 ‘강부자’ 집단이 지배하는 한국의 현실이다. 미련스러워 보이더라도 혼자서 공부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막막한 길찾기에 나침반이 필요하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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