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리 맥페이그 지음, 장윤재 장양미 옮김, ≪풍성한 생명≫,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8.

이 책의 부제는 "지구의 위기 앞에 다시 생각하는 신학과 경제"다. 신학과 경제를 함께 생각하는 이유는 자연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서의 명령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함이다. 경제적 관점에서 신학을 서술함으로써 "지구를 보다 건강하게 만들고 인류를 보다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다른 방식의 풍요로운 삶을(...)강구하려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부유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균형하게 이득을 취하는 지구적 상황을 창출했다."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가 생산하고 유통하고 유혹하는 '소비지향적 삶의 방식'은 점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들고, 그 결과 자연자원의 급격한 감소와 생물종의 멸종, 기후 변화 등 지구를 파멸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 이러한 위기 앞에서 그리스도인들 역시 안전할 수 없으며,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도 없다.

왜 그리스도인들이 지구의 위기에 책임을 져야하는가. "우리의 삶의 방식, 즉 일상적이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고도의 소비적 생활양식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생활양식이 만들어낸 결과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빈부격차요, 대체할 수 없는 지구 생명 시스템의 해체다." 자연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의 당연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르게 살아야 하며, 또 다르게 살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전체 사물 체계 안에서 누구인지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인가.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는 우리를 소비자로, "특히 소비적인 '풍요로운 삶'에서 오는 행복할 권리를 타고난 개인"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우리가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에 의존하고 있으며 자연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과 "하나님이 지구 위에 우리와 함께 계시며 또한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특히 억압받는 자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의 존재근거로 삼는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우리의 목적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며 일상적인 방식으로" 다시 말해 "분배정의와 지속가능성이라는 매우 현세적인 원리"에 입각한 방식으로 "서로와 세계를 사랑함으로써 그 형상으로 더 충만하게 자라나는 것이다."

달달한 화학조미료에 길들여진 입맛을 건강한 자연의 소박한 입맛으로 바꾸려면 얼마간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익숙한 삶의 방식에서 돌아서서 다른 방식의 풍요로운 삶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제약과 희생이 따를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그것을 제자됨의 형태로, 그리고 희생하고 짐을 나누는 십자가의 삶의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온 것은 그들이 생명을 얻게 하고 풍성히 얻게 하려 함이니라"(요한복음 10:10)라는 그분의 말씀을 우리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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