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촌수필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6
이문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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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관촌수필. 처음에 읽기에 부담이 많이 가는 책이었다. 우리가 듣기에도 생소한 충청도 사투리부터 이해가 잘 되지않는 토속어 등, 몇 번이고 되새기며 읽어야 했다. 그러기에 처음부터 읽는 속도는 전혀 오르지 않고 몇 번이나 책을 덮었다 다시 펼쳤다 하며 읽기 시작을 했다.

그러나 책을 중반쯤 읽으면 이제는 옹점이와 대복이가 궁금해지고 무엇을 할까 하는 생각에 이제는 책에 파묻혀 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자신도 어린시절의 옛 추억에 잠겨'나도 동무들과 함께 놀며 개구장이 짓을 하며 지내던 시절이 있었는데...' 하며 추억의 끝자락에 남아있는 지나간 어린시절을 돌이키다 보면 어느새 미소가 걸려있는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린 시절의 추억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정면으로 부딪혀 들여다 보지 못하고 비켜간 느낌은 떨칠수 없지만, 우리역사의 아픔을 다룬 면도 적지 않다. 미군의 철길에서의 횡포와 한밤의 가택수색,전쟁과 피난민들의 아픔,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이 단순한 죽음일까 하는 의구심 등... 어릴 적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마는 석공의 혼인식 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소리와 함께 어깨춤을 추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장면은 몇 번이나 다시 읽어도 감정이 새롭다.

그리고 옹점이의 정은 누구나 꿈꾸어 왔던 우리들의 누이, 그 모습 그대로가 아니가 한다. 또 대복과 석공의 형제보다도 두터운 우정은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가슴을 찡하게 한다. 이것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이끌어 주었던 중심이 아니였을까? 그밖에 여러 일들과 할아버지에 대한 생각, 그리고 지식인 들의 비겁함과 나약함이 비추어지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명제도 던져주고 있다.

이 책은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다시 읽고 싶다는 충동이 계속 드는것은 무슨 이유인줄 모르겠다. 완독하기가 쉬운 책도 아니면서 읽으면 읽을수록 느낌이 틀린것은 나도 어린시절을 추억 할만한 일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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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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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회가 전체적으로 불경기를 겪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나로서는 하루하루가 고문과 같은 고통으로 지나간다. 그런 불경기 탓에 이렇게 책을 앍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수도 있고 사색을 즐길 한가로움도 가지고 있다.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느니 그시간에 책이라도 읽을 요량으로 둘러보니 그 동안 미처 읽지 못한 책이 여러권 눈에 띄어 이렇게 읽고, 읽은 흔적이라도 만들어 놓을려고 이렇게 글을 남겨본다.

올 겨울처럼 눈이 많이 오는 겨울도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부터 눈이 많은 동네이기는 하지만 올해처럼 많고 자주오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홍어>의 시작도 눈이 많이 내린 겨울 아침에 시작을 한다. 산골의 홍어, 처음으로 시작되는 상황에서 홍어의 사라짐은 이미 결론을 암시 한 것은 아닐까?

홍어의 의미는 집을 나간 아버지의 상징물로, 상징물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은 이미 아버지로 부터의 떠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삼례의 등장과 사라짐, 그리고 세영의 성장기. 삼례에 이어 등장하는 삼례를 찿는 남자, 그와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어머니와의 대화에서 아버지의 출현모습이 어떠하리란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세상과 담을 쌓고 자신의 쳐 놓은 울타리에 자신을 가두고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과, 세영의 배다른 동생을 돌보는 상황에서, 우리네 여인들이 감수하며 살아가는 삶의 굴레가 얼마나 험하고 힘든지를... 이글의 마지막 상황에서 어머니의 선택이 왜 떠날 수 밖에 없는지를. 그것만이 이 세상을 향하여 내 뱉으 수 있는 한과 서러움의 표출이 아닐까?...

매일 딱딱한 경제 서적이나 흥미위주의 책들만 읽은 탓일까? 아니면 감정이 세상살이에 무디어 진것일까? 이러한 소설을 차분히 생각하며 읽기가 이렇게 힘이들줄은. <홍어>는 예전에 읽던 책들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갖게 해주는 책이었다. 지금 다시 '최 인훈 선생'의 광장을 다시 읽기 시작을 했는데 이런 책들이 갖는 화려한 문체들과 생각하게 하는 문장들에 대해서, 글을 써보고픈 나로서는 많은 두려움과 존경심을 갖게 한다. 글을 씀에 있어서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사색하라'는 말에 대한 이유를 절실하게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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