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사는 괴물 보림어린이문고
김성은 지음, 최승혜 그림 / 보림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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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과 다섯살의 엄마인 나로서는 초등학생 저학년을 겨냥한 보림 어린이 문고를 만날 때마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 먼저 든다. 이번에 받은 세 권의 책 중에 우선 이 책은 다섯살 현서가 찜한 책이다. 빨간색 표지가 한 몫 했을테고, 누나가 <치과에 사는 괴물>이란 말에 완전히 넘어가 버렸다.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하자 오히려 윤서의 관심이 더 지대해지더니 책 읽는 것을 거들기 시작한다. 궁금한게 사실일테니까.

쌍둥이 너구리 형제 이야기를 꽁트 형식의 반전을 사용해 다룬 (새 친구는 변덕쟁이)를 읽고 나서야 이 책이 주인공은 같고 주제를 여러개 다룬 옴니버스식 구성을 쓰고 있음을 눈치챘다. 그리고는 윤서에게 여기까지만 읽을께. 하면서 내가 쓰던 책갈피 한장을 선물로 건냈다. 엄마가 책 읽을 때 사용하던 책갈피를 은근히 부러워했던 딸인지라 의기양양 자신감도 묻어난다.

(치과에 사는 괴물)은 현서를 꼼짝 못하게 하더니 이 이야기를 읽자 마자 둘 다 약속이나 한 듯 이를 닦으러 달려 가는 모습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이미 실란트 입히느라 치과를 다녀온 아이들이었지만 책을 읽어 즐겁고 바른 생활 태도까지 가질 수 있다면 엄마로선 흐뭇할 수 밖에 없다.

집안 일에 힘겨운 엄마를 위해 아빠와 아들이 사랑의 볶음밥을 만드는 과정이 아름답게 표현된 (수수께끼 요리)는 수수께끼 재미를 솔솔 배워가고 있는 윤서와 답을 맞춰가면서 읽느라고 평면적인 책읽기가 아닌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엄마 어렸을 때)는 서툰 모습이 많은 아이에게 누굴 닮았을까?를 되뇌이는 엄마의 어린 시절에 대해 외할머니가 들려 주시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린시절의 나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아이에겐 엄마도 나처럼 그랬다는 사실이 편안함을 준다. 가끔 아이들이 자신의 실수를 너무 부끄러워 할 때 슬쩍 '엄마도 어릴적에'하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을 체험할 수 있을테니까.

네 편의 이야기를 한 권에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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