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이 어떤 담보다 높이 자란다. 우울한 공사장에서는 누구나 타인을 의심한다. 저 사람이 시멘트 포대의 가벼운 귀퉁이를 드는 건 아닌지, 제 몸을 사리며 남만 부려먹는 건 아닌지. 너나없이 고함에 굴욕을느끼고, 시멘트에 속고, 공사장에 기만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