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전쟁 샘터 외국소설선 1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출판 이야기가 참 재미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인터넷 연재로 인기를 타서 출판까지 하게 된 케이스랄까. 작가의 개인 블로그에 연재된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며 휴고상 후보에까지 오른 거다. 넷상의 연재가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경향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생각해 보면 이런 정보화 시대에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런 재미있는 케이스가 있다니 구미가 당겼다.

하지만 뭣보다 번역자가 이수현이라, 믿을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뒤늦게 알았지만, 여러 SF 번역가들이 이 책의 번역을 노렸다는 과연 소문일까, 라는 의심이 드는 광고 덕에 더 흥미가 생겼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책은, 정말, 제목만으로는 절대 고르지 않았을 거다. OTL)

이런 저런 뒷풍문을 들은 탓일까. 읽어보니 역시나 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연재작 답게 이야기 단락 단락마다 기승전결까지는 아니더라도 절정이라 할 만한 '재미있는 포인트'가 보였다. SF 소설 특유의 몰입하기 전까지의 진입 장벽도 없다.('없다'란 의미는 물론, 스페이스 오페라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스타쉽트루퍼즈의 일반 영화관객이나 엔더의 게임을 읽은 일반 독자정도로는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이 보더라도 장벽은 매우 낮을 것이다.:-) 그러니까 상당히 앞선 부분부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어지는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다고 하는 정도니까, 꽤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을 듯 싶다.
게다가 무엇보다 내용을 보아라. 노인이 갑자기 뽕~! 젊어져서 대단히 매력적으로 변한다는, 우리나라라면 불쏘시개 먼치킨물로 취급될만한 흥미진진한 요소도 있다.(아아, 공간을 뛰어넘는 인간의 욕망이여.) 1인칭의 주인공은, 자신이 딱히 내세우고 있지는 않지만 평균적인 등장인물보다 똑똑하고 훌륭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좀 더 무거운 척 하는-혹은 나이 든 드래곤라자의 후치같다고나 할까.

이 정도까지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이들이 이해했을 테지만, 부언하자면- 이 작품의 재미는 확실히 보장, 의미는 스스로 찾도록. 정도 되겠다. 뭐, 새로운 방어복 개념 도입, 강화된 sf적 상상력, 인간 삶에 대한 성찰, 전쟁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서의 고찰 등, 붙이자면 수도 없을 개념들이 있지만 사실 너도 알고 나도 알다시피 그것은 원초적 흥미에 덧붙이는 인간다운 변명이자 재미의 새로운 이름일 뿐이다. 어쨌든, [노인의 전쟁]은 자고로 소설이란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꽤 부합하는 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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