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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장미 1
알테 지음 / 루트레이디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우연찮게 인터넷에 떠도는 웹툰을 먼저 접하고 너무 보고 싶은 나머지 3권까지 사게 만든 기이한 책.
대단한 서사시를 바란 독자라면 추천하기 미안하지만,
이건 세르휘나라는 주인공을 둘러싼 가문의 사람들과 그 밖의 사람들 이야기다.
좋아하는 독자로서 어디까지 스포를 적절히 뿌리며 리뷰를 쓰는 지는 잘 몰라 애석하지만
약간의 떡밥은 사는 입장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므로 좀 뿌리겠다.
세르휘나는 '은빛 요정'을 배출하기로 유명한 해리지의 피를 이은 딸이다.
해리지들은 대대로 전생의 기억을 다 가지고 태어나는 데
이들의 전생은 꽤나 순탄하지 않은 삶을 산 영혼들로써 일종의 치유 및 댓가 비슷하게
이생에서는 특권을 누리고 사는 삶으로 태어난다고 한다.
세르휘나 역시 당연히 전생에는 무공이 공존하는 시대에서 핍박받는 영혼이었으나
이생에 오면서 아름다운 외모, 뛰어난 능력으로 모두의 사랑을 받는다.
이 소설에서 눈여겨 볼 만한 것은
분량에서 좀 오래 버틴 인물들은 하나같이 한번은 주인공스러울 만큼의 비중과 에피소드를 준다.
덕분에 표독한 악역은 사라지고 보듬어주고 싶고 동정심마저 가는 악역들이 주를 이룬달까.
작가의 인간애를 느껴야 한다고 해야 하나, 동글동글한 전체적 분위기에 어울리는 악역이라고 해야 하나...끝까지 기억에 남을만한 악역이 없다는 사실은 좀 아쉽다.
제스니아는 아니더라도 세실리아의 활약을 기대했었는데....
캐롤라인이 하도 세실리아에 대한 악평은 초반기에 남기길래 뭔가 사고쳐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얘도 이용당한거라 뭐라 할 말이 없다.
사랑이 사람 여럿 잡는다.
그 여럿 잡는 사람 중에는 남주인공 캐리파인과 다수의 독자들을 뺄 수가 없다.
내가 산 3권까지는 어림도 없다. 7권까지 분량이 있으며 세르휘나의 로맨스는 거의 끝무렵에 나온다. 캐리파인만 성인군자가 아니다. 끝까지 본 우리도 성인군자다.
그런데 7권까지 기다린 것 치곤 고백장면도 그런 일이 있었다면 자기들끼리만 추억하고,
글 속에서는 묘사조차 되지 않아 땀을 닦았으며,
심지어 전 연령층을 배려하는 작가의 배려로 첫날밤 역시 해볼까 후훗 하고 지들끼리의 비밀로
묻어가잔 심보로 넘어갔다. 아 골아파....
일각의 독자층에서는 너무 혈통을 따지는 면이 있었다고 평을 남겼는데,
그건 필자도 마찬가지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여긴 해리지, 판티움, 레슬론, 에피론 이 4가문 이름만 대면 그렇군!! 하고 다 넘어간다...
물론 철 모르는 몇을 세워 한 번 공격한 적 있으나 바로 침몰.
그래 니네가 다 헤쳐먹어라 우와 씨 한 명 쯤은 평민에서 올라 온 인물이 제국 점령하는 대서사시는 기대도 하지 말라 이거구나 젠장!!!....이란 소리가 내 입에서 한 번쯤은 나왔다.
평민에서 좀 잘나가는 애들은 세르휘나 비서 그 이상은 꿈도 못 꾸는 구나 헛헛.
세르휘나가 잘난 주인공이니 그런 인물이 나올래야 나올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는 있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쓰고 보니 불평불만만 잔뜩 늘어놓은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책을 읽을 때의 나의 감상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인물 사이의 심리묘사가 부족할 따름이지 제목대로 세르휘나의 성장 과정만큼은 잘 이해했다.
다음에는 너무 완벽한 먼치킨 캐릭터는 좀 자제해줬으면 한다.
재미있는 아카데미 이야기나 따뜻한 판티움 곰들의 지나친 조카사랑과 동생사랑은 아주 흐뭇하게
읽었다.
세르휘나라는 한 소녀의 성장기가 궁금하다면,
구매하라.
p.s. 개인적으로 ebook으로 나와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