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십대, 잭 안드라카 이야기
잭 안드라카.매슈 리시아크 지음, 이영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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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영국의 9살짜리 소녀와 노숙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집에 오던 길에 노숙자를 본 9살 짜리 소녀는 그 사람을 불쌍히 여겨 뭔가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소녀가 한 일은 1평 남짓한 밭에서 채소와 과일을 길러 그들에게 전해주는 것이었다. 이 사소하면서도 작은 아이디어는 소녀의 손끝에서 피었으나 SNS를 통해 영국의 전역에 알려져 소녀의 일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훈훈한 기사였다. 그래, 기사 내용은 매우 훌륭하고 훈훈했다. 누군가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자생의 기회를 줄 수 있는 다각도의 노력과 가능성을 어린 소녀에게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소녀에게서 잭 안드라카를 보았다. 잭 안드라카는 기부로 성공한 사람은 아니다. 둘에게 있어 공통점이라곤 10대라는 것이다. 10대. 잭이 좋아하는 테드 삼촌을 췌장암으로 보낸 시기이며, 도대체 '췌장암이 뭐지?'라는 의문으로 인터넷을 뒤져 췌장암 조기진단 키트를 발명하게 만든 시기이기도 하다.

그는 인터넷에 췌장암에 대한 A 부터 Z까지를 모두 검색하는 것으로 이 키트를 발명했다고 하는데, 이 키트는 검사 정확도가 90%이상이며 가격도 과거의 방법에 비해 26,000배 저렴하고, 시간도 단 5분이면 된다 한다. 정말 놀라운 일은 15세 소년의 유일한 발명도구는 인터넷이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배울 것은 "천재" 10대 소년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흔히 천재의 DNA로부터 이토록 훌륭한 발명이 나온다는 착각에 빠져 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잭이 말해준다. 그는 3999번째의 실패와 4000번의 도전, 이 과정을 2년에 걸쳐 해왔다는 사실이야말로 우리가 알아야 하는 중요한 사실이다.


인간은 신이 아니고, 천재 역시 인간이다. 인간이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는 노력이라는 조건을 항상 빠뜨리고 천재라는 타이틀에 열광한다. 며칠 전에 자신을 천재라고 속이고 우리 얼굴을 뜨겁게 했던 허언증 스탠포드 김양 소녀를 기억해라. 그녀는 자신을 천재라고 믿는 어리석은 족속이자 천재가 되길 강요하는 사회의 결과물이었다.


잭 안드라카의 이야기는 단순히 소년의 성공기가 아닌, 어떻게 해야 자식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부모가 될 것인가를 시사하는 바도 크다. 누군가가 성공했다고 하면 바로 그 쪽으로 강요하거나 내 자식이 천재랍시고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줘 기괴한 시를 써대는 아이가 있는 대한민국 부모들이야말로 [잭 안드라카 이야기]를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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