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신화론
말리노프스키 / 민속원 / 1996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100쪽 안팎의 매우 얇은 책이며, 분량에서 오는 가벼움도 있겠지만 여타의 다른 인류학 저서들에 비해서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담고있는 내용 역시 가볍다고는 할 수 없다. 인류학의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물론 말리노프스키의 원시적 사고의 이해는 레비스트로스를 비롯한 그 이후의 논의에서 비판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의 저서를 읽음이 무의미한 행위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은 일상 생활에 있어서 신화의 역할, 기원에 관한 신화, 죽음과 생명윤회의 신화, 주술에 관한 신화로 그 장을 나누어 정말 옛날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주는 설화및 신화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만큼, 그 예들이라는 것이 재미있고 신비스럽다.

말리노프스키는 재미있는 멜라네시아 지역의 신화들을 통해, 문자가 없는 이 원시의 상태의 사람들의 사고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욕구나 필요에 의해 결정된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이제 우리에게 있어 기능주의 내지는 실용주의라는 이름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들인데 그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코드를 이해할 수 있다면 누구나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사회제도, 생활 양식, 신념등의 전반적인 것을 이해하고 체계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듯이 물론, 그곳도 사람 사는 세상인데 그런 부분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생활이 전적으로 기능적인 면들을 통해서만 결정되고 측정되어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 후대 인류학자들의 비판이자 연구의 결과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을 읽고 <야생의 사고>를 함께 본다면 같은 주제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균형있는 시각을 견지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학문적인 즐거움은 차치하고라도, 말 그대로 옛날 이야기 같은 신화가 동시대에 같은 땅을 밟고 같은 하늘을 지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이 너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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