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화의 역사 ㅣ 세계신화총서 1
카렌 암스트롱 지음, 이다희 옮김, 이윤기 감수 / 문학동네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동물이다. 우리가 아는 한, 개는 동족의 삶의 질에 대해 번민하지 않고, 지구 반대편에 잇는 개들의수난에 대해 걱정하지도 않으며, 자신의 생을 다른 관점에서 보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그러나 쉽게 절망에 빠지곤 하는 이간은 애초부터 이야기를 꾸며냈다. (8)
어떤 의미에서 그 세상은 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다.(10쪽)
신화는 쓸모없는 호기심을 충족시키거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으로 하여금 전능한 신들을 모방함으로써 그들 스스로 신성을 경험하게 해주었다.(11)
아주 옛날부터 우리는 세상을 깊은 불가사의로 여겨왔다. 세상은 우리오 하여금 놀랍고 신기하다는 태도를 견지하도록 만들었는데, 바로 이 태도가 숭배의 본질이다.(26쪽)
우선적으로 인류에 관여하는 신화만의 그 생명력을 유지하게 된다.(29쪽)
영웅신화는 우리가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해준다. 우리 모두는 인생을 살면서 적어도 한번쯤은 영웅이 되어야 한다. (44졲)
알테르 에고 (alter ego) 잃어버린 반쪽
그러나 소설을 읽는 경험은 신화를 이해하는 전통적 방식과 여러 가지 면에서 닮아 있다. 소설 읽기는 일종의 명상으로 생각될 수 있다. 독자는 며칠, 때로는 몇 주에 걸쳐 소설과 함께 산다. 소설은 독자를 일상생활과 유사하지만 같지 ㅇ낳은 또다른 세계 속으로 내던진다. 독자는 소설 속의 허구적 세계가 '진실'이 아님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동안은 그 속으로 끌려들어간다. 힘 있는 소설은 독자가 그 책을 덮어놓은 뒤에도 오랫동안 삶의 배경의 일부가 된다. 소설은 일종의 상상력 훈련인데, 요가나 종교 축제와 같이 공간과 시간의 벽을 무너뜨리고 독자의 마음을 넓혀 다른 사람들의 삶과 고통을 동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소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느낄; 수 있는 마음, 즉 연민을 가르친다. 그리고 신화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소설은 변화를 초래한다. 우리가 허락만 한다면 우리를 영영 변화시킬 수도 있다. (157)
주의 깊게 쓰고 또 읽는다면, 소설은 신화 또는 여느 훌륭한 예술작품과 마찬가지로 입문식의 일종이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특정한 삶의 단계 또는 정신적 차원에서 새로운 차원으로 넘어가는 고통스러운 통과의례를 견디게 해준다. 소설은 신화처럼 세계를 다르게 보는 법을 가르쳐준다. 스스로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고, 자기만의 이익을 넘어서는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만약 전문 종교 지도자들이 우리에게 신화적 지식을 줄 수 없다면, 아마도 예술가들과 작가들이 이러한 성직자의 역할을 맡아서 길 잃고 상처 입은 이 세상에 새로운 통찰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