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죄가 있다면 그건 여자로 태어나고, 여자로 산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때 그 사실을 알았다.
네가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누군가도 네 마음을 모를 리 없다고 말해줄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형이랑 누나는 사귀는 거 맞지? 노마가물었다. 구와 나는 애매하게 웃었다. 우리는 사귄다는 단어를 채우고도 그 단어가 보이지 않을 만큼 넘쳐흐르는 관계였다.
"하지만 증명할 수는 없죠.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빛을 못 봐요. 증거를 원한다면, 결코 깨달음을 얻지 못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