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위로 - 누구도,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이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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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심야식당 이야기.

 

값비싼 프렌치 레스토랑에 오는 성공한 사람들에게도 저마다 사연이 있다.
아무리 높은 곳에 올라가도 부족한 것 처럼 느껴지고, 사랑이 필요하고, 외롭기 마련이다.
반면에 평범하고 그리 대단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행복하고 만족하며 사는 사람도 있다.
본문엔 전자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톱스타가 되어도 외로워 마카롱을 만들어보려고 하지만 실패한다는 사람,
이른 나이에 대기업 부장까지 올라갔지만 아무리 일에 매진해도 마음의 헛헛함을 지울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음식의 따뜻함을 전해준다.
그들의 가슴을 울리고 눈을 뜨게 해 준 건 아주 거창한 음식이 아니었다.
프렌치 어니언 수프, 마카롱, 라면과 같은 소박한 음식으로

그들은 마음을 치유하고 겸허히 받아들인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음식은 '부야베스'였다. 가족임에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했던 가장과 그것때문에 서로 멀어졌던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챕터였다.
어딜 가서든 아빠인 가장의 뜻대로 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수용을 하는 문제가 있는 가족이었다.
그래서 웃음꽃이 피고 대화의 장이 되어야 하는 식사시간에도

그저 밥만 먹고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우리집을 비교해보면 서로 토론하고 각자 오늘 있었던 일이나 뉴스거리들, 이슈들에 대해 서로 말하려고 하는 시간인데 비해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 그리고 단절이었다.


그들을 지켜보던 저자는 가장에게 가족 구성원들이 메뉴를 고르게 하라고 조언해주었고,

그 작은 배려로 미세하게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간중간 챕터가 바뀌어질 때 수록된 CHEF STORY도 기억에 남는다.
저자가 스페인 유학을 갔을 때 외국인 친구들과 나누었던 음식들의 이야기였는데 불고기,

마늘수프같은 우리에겐 흔한 음식들이 그곳에서는 저자의 향수병을 달래주고,

외국인의 마음을 녹이는 데 일조한 소중한 것들이었다.


우리가 사는 데 음식이 없으면 어떨까?
한 예로 과학이 더 발전하면 미래에는 굳이 음식을 섭취하지않아도

하나의 알약만 먹으면 모든 영양소가 충족될 것이라고들 말한다.
편리하기는 하겠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한 상에서 같이 밥을 먹던

관계와 추억들이 너무 아까울 것이다.


'친해지려면 밥을 같이 먹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음식과 식사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되는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고는 있었지만 새삼스레 생각나게 했던 재밌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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