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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지음, 김이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단편 하나하나를 읽어갈 때마다 마음이 아려 손에서 책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을 살아가는 '나'는 과거로부터 온 기억과 미래에 대한 카산드라적인 예언 속에서 중요한 무언가를 하나 둘 놓쳐버리고 말았다. 옮긴이의 말에서처럼, 사람의 기억은 결코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현재에, 그리고 다가 올 미래와 그 선택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치고 만다. 어쩌면 내가 지금 이 순간, 이 지점에 제대로 발을 붙이지 못하고 서 있는 것 또한 그 때문일까.
표제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에서 묘사되고 있는 서로 털어 놓지 못하고 만 사랑의 표현은, 결국 서로를 너무도 잘 알기에 그 끝을 알고 있는 두 사람의 뒷걸음질일 수도 있지만, 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 한 발짝 나아간 순간을 훼방놓는 밉상스러운 운명의 장난이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차 다가 올 끝에 슬퍼하면서도 조금은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는 편이 더 좋았으리라, 는 언제나 늦은 후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