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댁 해구 누님의 초상 목선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32
한승원.조정래 외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대부분의 소설은 그시대의 생활상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듯 하다. 이 작품들도 예외는 아닌듯 싶다.  한승원과 조정래야 책을 접해보았거나 그렇지 않았거나 많은 사람들이 아는 작가이다. 워낙 무게가 있는 작가이기에 작가의 이름 석자만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다.

  창비의 20세기 한국소설 32권은 40년 전후에 출생한 4인의 단편을 모아놓은 책이다.  나에게는 그리 낮익지 못한 백시종과 유재용, 그리고 '아제아제바라아제'의 한승원 '태백산맥', '한강'의 조정래의 단편작품 6편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백시종의 '해구' , 유재용의 '누님의 초상' 그리고 한승원의 '아리랑별곡'이 관심을 끌었다.

  창비 32권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작가들의 작품은 그시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작가들이 모두 40년 전후에 출생하여 일제강점기와 6.25를 경험한 세대들이기에 그들의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에서 출발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누님의 초상'은 일제강점기와 6.25를 거치면서 벌어지는 가족상을 가족의 한구성원이 내가 누나와 큰형의 이야기를 심도깊게 다룬작품이다.  대학을 그만두고 독립운동을 하다 일제강점기에 징용을 당하기전 누나의 힘으로 광산에서 일하게 되고, 6.25때도 누나의 도움으로 남한으로 피난을 가게되고, 이후 누나는 큰형의 도움을 받게되고,,,,,

해구는 바다가 바위에서 다 잡았다 놓친 해달을 잡으러 들어간 주인공의 여윈아들을 구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아비의 절규어린 소설이다.  바닷물은 점점 들어오고 아들의 모습은 오간데 없는 긴박함이 손에 땀을 지게 할정도로 보여준 작품이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소설이었다.

'아리랑별곡'은 원수지간인 두집안의 거듭되는 업보같은 이야기를 다룬작품이다.  남편과 아들을 동네 사람에 의해 읽고 결국은 그 손자도.... 이 작품 또한 당시의 상황을 잘 보여준 가슴이 아린 작품이었다.  마지막에 그 손자의 여자친구 - 그 손자가 원수의 자식을 칼로 찌른것도 그 여자 때문이다 - 가 할머니를 찾아와 남기고 떠나는말은 읽는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32는 책의 양이 다소 적다. 280여페이지의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있지만 그내용은 절대로 가볍지 않은 묵직함이 있는 책이다.  굳이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낱말풀이를 책의 말미에 배치하여 사투리가 특히 많았던 32권을 읽다가 수십차례를 낱말찾기하러 뒤를 뒤적이다가 전체적인 흐름이 깨지는 경험을 하곤했다. 물론 나의 독서습관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낱말도 뒤로가서 확인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도 있었겠지만 차라리 해당 페이지의 하단에 배치하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또하나, 활자의 인쇄가 다른 여타의 책보다 흐린듯함은 나만 느낀 불편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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