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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를 위하여 1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2월
평점 :
예전부터 읽어봐야지 사놓고 미뤄두다가 이번 토요일, 일요일 동안에 모두 읽었다.
약 1~2권 합쳐서 500페이지가 넘기 때문에 작은 분량은 아니다.
우선 전체적인 감상을 평하자면 문학적인 평가를 차치하고서라도
황제라는 사람의 일대기 인데 나름대로 꽤 재미있다.
책의 모티브는 정감록에 영감을 받은 "정"씨가 본인을
황제라고 믿고 살아가는 이야기 이다.
주인공은 어릴 때부터 장차 황제가 될 사람이라는 교육을 통해서 자란다.
그러한 마음가짐은 황제에게 큰 버팀목이 된 듯하다
어찌보면 전국을 유랑하거나 만주에서 모진 고생을 할 때도
자신의 정체성과 숙명을 믿음으로써 위기를 헤쳐나간다.
설령 내가 그 무엇이 아니더라도 그런 사람이다라고 의식하고자 하면
사람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달라지는 것처럼
황제도 자라면서 그러한 사람이라는 주입이 되니 황제처럼
행동하고 사고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신기하게도 황제 주변에는 충성스러운 사람이 많다. 신기죽, 김광국, 변약유, 두충, 우발산 등
많은 충신들이 있다. 사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마음으로 수십년을
충성한다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음모와 배신이 판을 치는 지금 같은 세상에서는
더더욱 힘든 일이다.
소위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현실을 깨닫게 되고 꿈이 작아진다고들 한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10대의 거대한 포부도 20대가 되면 취업 걱정하게 되고
30대가 되면 결혼, 집장만, 40대가 되면 자녀 교육과 노후를 걱정하게 된다.
황제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분명히 자신도 어느 시점엔가 깨달았을 것이다.
나는 황제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고 자신이 수십년을
믿고 지켜온 신념을 버리는 것은 쉽지 않은 법이다.
결국 공산주의에 빠져 북한으로 가버린 첫째, 일본으로 가서 감감무소식이 되어버린
둘째. 인간으로서 느끼는 허무함에 말년에 가서는 현실도피로 도교와 노장사상에 빠져버린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과 현실에서 고민한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그런 이상에 목메이기 보다는 하루하루 생존과 생활에 집중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또 다른 사람들은 자신만의 꿈을 꾸고 현실을 외면하거나 그 꿈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너무나 현실적인 사람들은 감성이 없어보이고 너무나 이상적이고 감성적인 사람들은
현실감각이 없어보인다.
우리가 추구해야하는 것은 것은 이상과 현실 그 어디쯤일 텐데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 한자어가 너무 많고 문어체 이다보니 어려운 단어가 너무 많이 나왔다. 책 뒷부분에 주석이라도 넣어 놨으면 좋으련만
아쉬운 부분이 있어 별 네개를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