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갓 백일몽과 같은 인간의 생애, 그 백일몽을 뛰어넘은 아랑과 도미‥

몽유도원도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02년 10월

작가는 말했다. '꿈에서 노닐던 도원경'의 세계란 실제로 오늘을 사는 우리들 현실이며
인생이란 어차피 안평대군이 꾸었던 한바탕의 짧은 백일몽에 불과하지 않겠느냐 라고.. 필자가 그랬듯 정말로 한 사람을 완전히 사랑하기에도 덧없이 짧은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소설 몽유도원도에는 그 백일몽 생애를 뛰어넘어 영원 해로(偕老)의
사랑을 나눈 우리 나라 설화 속 주인공이 등장한다.

「 일찍이 황음(荒淫)에 빠진 여경이 꿈에서 만난 절세의 미인, 그리고 그 여인을 현실에
의 '아랑'으로 만나건만 여인에겐 이미 도미라는 남편이 있었다. '몽유도원도,꿈속에서
본 아름다운 여인 아랑…….' 여경은 몽유의 여인 아랑으로 부터 뜨거운 정욕을 느껴 취하고자 하나 여경의 마음이 아랑에게까지 미치진 않는다.

결국 아랑과 도미에 대한 시기,그로인해 아랑에 대한 소유욕이 깊어진 여경은 도미의 눈을 빼어 소경으로 만들고 그의 아내를 탐하기 위하여 차마 인간으로서는 행하지 못할 인륜을 거역하고 만다. 그러나 어떠한것으로도 그들의 사랑을 꺾을 순 없으며 오로지 사랑으로써 흘러가는 그들이기에 또한 비극이 아니다.아랑과 도미야 말로 피처럼 절실하고 죽음을 뛰어넘은 영원해로의 사랑이 아니던가…. 」

-우리들의 인생이란 한갓 꿈속에서 본 도원경(桃源境)을 현실에서 찾기 위해서 해매는 몽유병의 꿈놀이가 아닐것인가.- 최인호 작가가 재 빚어낸 슬프고도 아름다운 설화 도미전.그 아름다운 이야기를 마냥 지루하기만한 한국 설화라 감히 일컬을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