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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서재
최재천 지음 / 움직이는서재 / 2015년 4월
평점 :
시인, 조각가, 소설가를 꿈꿨던 생물학자 최재천. 이것이 그가 통섭의 중요성을 우리 사회에 알리게 된 이유일지도 모른다. 문학과 글쓰기를 좋아하고 과학과 인문학의 벽을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은 그는 현대사회에 있어 통섭이 얼마나 필수적인지 일찍이 깨달았던 것이다.
‘통섭의 식탁’에서 저자는 ‘타임’지의 말을 빌려 현대사회는 창의와 혁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 시대 속에 살아가려면 창의성이 필요하고, 이것은 통섭형 인재가 됨으로써 갖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통섭이란 무엇인가. 그 예로 찍찍이의 발명을 이야기한다. 찍찍이는 옷에 잘 달라붙는 씨앗의 미세구조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다. 즉 생물학과 공학의 통섭이 일어나는 순간 대단한 발명이 이뤄진 것이다.
그렇다면 최재천은 어떻게 통섭형 인재가 될 수 있었을까? ‘통섭의 식탁’을 읽으면 그가 얼마나 넓은 분야의 지식을 가지고 있고 또한 그 지식들을 풀어내는 글쓰기 능력이 매우 뛰어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생물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정치, 경제, 사회문제에 대해 깊은 지식과 안목을 가지고 있다.
‘과학자의 서재’를 읽으며 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최재천은 미시간대학에서 명예교우회의 연구원으로 있으며 3년간 자유롭게 연구하고,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동료들과 매주 토론하였다. 이 기간에 거의 200개의 주제에 대해 토론했으며 그만큼 다양하고 많은 분야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이때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지금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많은 책을 읽으며, 학문 간의 벽을 넘어 다양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그는 어릴 때부터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문학을 읽으며 시인의 꿈을 키워 나갔다. 대학에 가서도 독서동아리 회장을 맡아 매주 책을 읽고 토론했으며, 미국 유학을 가서는 두괄식 글을 쓰는 연습을 치열하게 했다. 이러한 경험이 쌓여 글 잘 쓰는 과학자가 된 것이다. 더 나아가 읽은 책에 대해 서평을 씀으로써 그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미래를 살아가려면 통섭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 또한 통섭형 인재가 되려면 넓은 분야에 대해 지식을 쌓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그에 대해 서평을 씀으로써 책의 내용을 체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섭형 인재에게 정말 중요한 한 가지 능력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글쓰기 능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