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살고 싶었다. 걷고 싶으면 걷고, 노래 부르고 싶으면 노래 부르고, 웃고 싶으면 웃고, 울고 싶으면 펑펑 울고 싶었다. 백정의 표식 따위는 집어던져버리고 세상을 보고 싶었다. - P42
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속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넣어 꺼내서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이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널어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마음이 햇볕에 잘마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마음을 다시 가슴에 넣고 새롭게시작할 수 있겠지. 가끔은 그런 상상을 하곤 했다. - P14
화가는 자기 의자를 침대 가까이로 끌어당기더니 목소리를 낮추어말을 계속했다. "어떤 종류의 석방을 원하는지 먼저 물어본다는 걸 깜빡했습니다. 세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실질적인 무죄 판결, 외견상의무죄 판결, 그리고 판결 지연이 그것입니다. 물론 가장 좋은 건 실질적인 무죄 판결이지만, 나로서는 그런 종류의 해결에는 아무런 영향력이 없습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개인으로서 실질적인 무죄 판결이내려지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 경우에 결정적인 것은 아마 피고인의 무죄뿐일 겁니다. 당신은 죄가 없다고 하니, 오직 당신이 무죄만을 믿고 의존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할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런 경우에는 나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는 셈이지요." - P188
현재 선거판을 떠오르게 하는
진정으로 가치가 있는 것은 오직 정직한 개인적 관계, 특히 고위 관리들과의 연줄인데, 물론 여기서는 하급 법원의 고위 관리들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관계를 통해서만소송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는데, 처음에는 그 영향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나중에는 갈수록 더 뚜렷해진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변호사는 물론 아주 소수에 불과한데, 이런 점에서 K의 선택은 탁월했다.는 것이다. - P144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디딘 그레구와르와 마지막 삶을 정리하면서 요양원에 들어온 피키에 할아버지와의 만남. 책이라곤 접해본 적이 거의 없는 그레구와르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과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가르쳐주면서 아무런 목적없이 살아오던 그레구와르에게 책과 인생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한 피키에 씨는 그레구와르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레구와르도 피키에 씨의 마지막 부탁으로 떠났던 여행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더욱 성장하겠지. 책에 대한 열정이 가득차 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웠으며 여기에 소개된 책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레구아르와 피키에 씨와의 관계가 마치 ‘19 그리고 80‘의 해롤드와 모드의 관계와 비슷하지 않나 싶다. 먼저 살아왔던 인생의 선배로서 이제 막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기 시작한 청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삶에 대한 열정과 사랑, 꿈과 희망의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