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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달 위를 걷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3
샤론 크리치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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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문득 5년전 친구와 한 식품회사의 이벤트에 당첨이 되는 행운을 얻어 여행을 갔던 일이 생각났다.


그 여행의 조건은 애들 다 떼고 엄마만 가는 것!


여행좋아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엽기발랄 3인조]로 알려진 우리 3모녀는 휴일이면 더 바쁜 아빠덕에 어딜가나 엄마와 딸로


똘똘 뭉쳐 다녔다. 절대로 헤어질 수 없는, 언제나 함께 하는 우리는 3인조!


그런데..... 애들떼고 나혼자 여행이라니....


고민? 당근 되었다. 애들과 처음 헤어져서 나혼자 떠나는 여행을 과연 아이들이 어찌 생각할까?


남편의 반응은? - 그거 꼭 가야해?


아이들의 반응 ? - 엄마, 다녀와, 기회는 한번뿐이잖아.


기대와는 정반대의 쿨(?)한 아이들의 반응 덕에 나는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여행길에 올랐다.


그리고 중국에 도착한 그날 밤 호텔에서 친구와 손잡고 울었다. 왜냐고?


이렇게 좋은 여행을 이제 2박3일후면 끝내야한다는 생각에, 왠지모를 흥분과 동경,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그 생각에 아쉬움이 너무나 컸던 것같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이게 최선이야'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에게 집중하며 절대로 헤어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몰입하며


지내던 내게 그 여행은 '자식과의 만남도 언젠가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그 후로 조금씩 아이들에게서 독립(?)하는 나, 그래서 아이들도 나의 일부가 아니라 온전히 그들 자신으로 세상을 배우고


시행착오와 낯선 경험들 속에서 삶을 배우는 작업을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삶에 연습이란 것이 있을까?


정말 건강하셔서 너무 오래사실까봐 걱정했던 분인데......하며 엊그제 친구가 전한 그녀의 아버지의 부고는 나이가 이렇게


먹을 만큼 먹었음에도 부모의 죽음에 의연할 수 만은 없는 그 무엇을 느끼게 했다.


당장 내일을 아무도 알 수 없다면......혹여 나와 아이들의 이별이 다가온다면 , 그때 내 아이들은 얼마나 많은 충격을 받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때 나의 아이들은 살라망카 트리처럼 그 이별을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이 함께 할까? 아니면 오로지 혼자서 그 짐을 짊어지게 될까?


한권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으나 책을 덮고 나서 나에게 책은 [숙제]를 던져준다.


지금 당장 영어단어 하나 더 외우고 수학문제 하나더 잘 푸는 것보다 중요한게 뭐지?


어쩌면 우리는 매일 매일 이별 연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만 모르고 있을 뿐이지.


내일은 아무리 바빠도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혀봐야겠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아이들과 이야기해봐야겠다.


딸! 살라망카 트리의 삶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나의 딸도 살라망카 트리가 할머니의 병실 앞에서 깨달은 그것에 동감할까?


"......병원 밖에서 할머니를 위해 기도를 드리고 있는 동안, 나는 문득 엄마의 여행이 무디 블루의 젖떼기 행동과 비슷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어느 정도는 엄마 자신을, 그리고 어느 정도는 나를 위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p 413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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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야 놀자 비룡소의 그림동화 204
이수지 지음 / 비룡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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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야 놀자]라는 책을 받아든 아이가 처음 한 말은 "얘는 좋겠다. 여름바다에 가보아서.."였다.


어찌된게 아이들과 바다에 그렇게 많이 놀러갔으면서도 여름바다에 가본 기억이 없다.


바람이 쌩쌩 불던 겨울 날 속초에 가서 백사장에 가만히 앉아 겨울 바다가 만들어내는 파도소리를 듣던 기억이 있다.


올해 초 일본 가마쿠라에 갔을 때도 우리는 파카를 입고서 신나게 써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다


돌아왔다.


위의 사진은 반팔에 반바지 차림이지만, 사실은 초가을로 접어든 호주 시드니의 포트스티븐의 멋진 바다 앞에서


큰녀석이 취한 포즈이다. 역시 여름은 아니다....


백사장 앞에 쪼그리고 앉은 아이 앞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부서지며 때로 밀리고 때로 달려드는 그 파도를 보면서 든 생각은


더 늦기전에 아이와 함께 '여름바다'를 보러 가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래, 결심했다.


올 여름엔 만사제쳐놓고라도 초등학생으로 마지막 유년기를 보내고 있는 둘째와 함께 통영의 바다로 떠나보련다. 아이가 그런다. "엄마, 잊지마, 파도야놀자책에 나오는 엄마처럼 양산도 꼭 넣어야하고, 끈만 달린 원피스도 꼭 챙겨야해. 그리고 사진기도, 또.......그렇지, 무엇보다 파도야 놀자 책 꼭꼭 챙겨가야해! 알았지? "


아마도 여름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파도야 놀자책에 나오는 꼬맹이의 포즈대로 연출된 사진들을 한가득 가방에 넣고 올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난 그 중 양산을 쓰고 신발을 벗어 든채 갈매기 소리 벗삼아 파도에 두손을 가만히 담그고 교감을 나누는 꼬마 시인이 된 나의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런 사진이 가장 맘에 들것같다. 책에서 처럼 말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처럼 의기 소침해질 때 한장한장씩 넘겨보는 파도야 놀자책은 내게는 다가올 여름에 대한 희망과 위안의 메세지라고나 할까? ㅎㅎ 고맙다. 파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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