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야 놀자 비룡소의 그림동화 204
이수지 지음 / 비룡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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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야 놀자]라는 책을 받아든 아이가 처음 한 말은 "얘는 좋겠다. 여름바다에 가보아서.."였다.


어찌된게 아이들과 바다에 그렇게 많이 놀러갔으면서도 여름바다에 가본 기억이 없다.


바람이 쌩쌩 불던 겨울 날 속초에 가서 백사장에 가만히 앉아 겨울 바다가 만들어내는 파도소리를 듣던 기억이 있다.


올해 초 일본 가마쿠라에 갔을 때도 우리는 파카를 입고서 신나게 써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다


돌아왔다.


위의 사진은 반팔에 반바지 차림이지만, 사실은 초가을로 접어든 호주 시드니의 포트스티븐의 멋진 바다 앞에서


큰녀석이 취한 포즈이다. 역시 여름은 아니다....


백사장 앞에 쪼그리고 앉은 아이 앞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부서지며 때로 밀리고 때로 달려드는 그 파도를 보면서 든 생각은


더 늦기전에 아이와 함께 '여름바다'를 보러 가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래, 결심했다.


올 여름엔 만사제쳐놓고라도 초등학생으로 마지막 유년기를 보내고 있는 둘째와 함께 통영의 바다로 떠나보련다. 아이가 그런다. "엄마, 잊지마, 파도야놀자책에 나오는 엄마처럼 양산도 꼭 넣어야하고, 끈만 달린 원피스도 꼭 챙겨야해. 그리고 사진기도, 또.......그렇지, 무엇보다 파도야 놀자 책 꼭꼭 챙겨가야해! 알았지? "


아마도 여름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파도야 놀자책에 나오는 꼬맹이의 포즈대로 연출된 사진들을 한가득 가방에 넣고 올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난 그 중 양산을 쓰고 신발을 벗어 든채 갈매기 소리 벗삼아 파도에 두손을 가만히 담그고 교감을 나누는 꼬마 시인이 된 나의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런 사진이 가장 맘에 들것같다. 책에서 처럼 말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처럼 의기 소침해질 때 한장한장씩 넘겨보는 파도야 놀자책은 내게는 다가올 여름에 대한 희망과 위안의 메세지라고나 할까? ㅎㅎ 고맙다. 파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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