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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 쓸쓸한 풍소헌(風蕭軒)

조선인님은 김종호씨의 현재 입장과 상황에 대해 아무 것도 아는 게 없다고 하셨지만
저는 조선인님도 이미 알만큼 알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도급업체의 잘못인지 알라딘의 잘못인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도 없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최소한의 정보, 제가 아는 정도의 정보는 가지고 계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비정규직이 이 세상에서 싹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불가능한 일이란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또 경우에 따라 필요한 경우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파견노동자를 도급노동자로 위장하여 채용하고 필요에 따라 인력만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고용 조건을 악화시키고, 고용안정성을 불안하게 만들어 노동자들에게 내일을 기약하고,
내일을 생각할 수 없는 조건 아래에서 '근로'만을 강요하는 시스템이 문제인 것이겠지요.

알라딘과 대화통로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요.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분명 알라딘과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알라딘도 현재 서재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가지 상황들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아직까지 불매움직임이 자신들을 그다지 긴장시킬 만한 것이라 판단하지 않고 있으며 무대응하다가 적당한 시점에 동력이 떨어질 때를 기다리겠다는 것이겠지요.

만약 이 시점에 더 많은 정보와 토론을 기다린다면 그 동력은 저절로 사라지게 될 겁니다.
저만 하더라도 조선인님과 똑같은 이유로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했으니까요.
(사실 그런 점에서 조선인님의 말씀도 충분히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의 문제에 있어서는 한 가지 더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소비자가 하자가 있는 물건을 받았습니다.
판매자측에서는 제품의 하자가 아니라 소비자 과실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를 증명하는 책임을 소비자에게 묻는다면 어떤 제품도 제품 제조 과정에서의 하자를 밝혀내기 어려울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보호법의 정신은 그것을 증명하는 책임을 제조사와 판매자에게 따지도록 하는 것이겠지요.

저는 이 경우...
알라딘에서 좀더 성의있는 해명과 향후 개선책과 후속 조처를 발표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은 충성고객들의 양심(어떤 이들은 알량한 양심이라 손가락질할지도 모를 양심이지만 기업 입장에서야 고객은 다 고객 아니겠어요)에 대한 기업의 마인드 문제니까요. 
사실 불매선언하신 분들도 누구 못지 않게 알라딘에 대한 애정을 가진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소수이지만 저를 포함한 여러분들이 플래티넘 고객이란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번 일을 계기로 알라딘 측에서 앞으로 비정규직 채용에 있어
좀더 전향적인 입장을 취해주길 요구하는 것은
이곳의 소비자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을 회사의 경영자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답하면 됩니다. 우리가 알라딘을 타도하자거나 망하게 하자는 의도를 가진 것도 아니고, 제 생각에 알라딘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의 성향이나 힘을 볼 때 이것 역시 무리할 뿐만 아니라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그 경우 저는 제 개인의 양심에 따라 "쿨하게" 알라딘에서의 소비행위를 중단하면 되는 것이죠.
YES24나 교보, 리브로도 똑같다거나, 제가 이런 곳으로 옮겨가고 안 가고의 문제는 당연히 논외로 해야할 겁니다. 우리는 현재 알라딘의 충성고객들이니까요. 최소한 저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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