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생은 여자의 운명이지요."
이 말이 반복해서 나온다.
고리타분하고 식상한 문장인데 설득력 있다.
"선자는 평생 다른 여자들에게 고생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여자가 어릴때도 고생하고 아내가 돼서도 고생하고 엄마가 돼서도 고생하다가 고통스럽게 죽었다. 고생이라는 말에 신물이 났다. 고생 말고 다른 것은 없을까?"
양진과 선자와 경희의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날때부터 평등하다는 근대의 이념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고
특히 권력에 가까운 엘리트들은 지금이 조선시대인줄 안다.
고위공직자들과 정치한다는 분들이 비서나 보좌관을 대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자기들을 모셔야 하는 줄 알아.
노비니?
그럼에도 의연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의 캐릭터가 모범적이긴 한데
나같으면 상이라도 들어 엎어야 할 것 같은 장면에서 이분들은 불평 한다미가 없이 순종하셔서
별을 네개만 선택했다. ^^;
저출생이 문제라던대 어릴때 고생한 여자들이 아내가 돼서도 엄마가 돼서도 고생하다가 고통스럽게 죽기 싫어서 결혼이나 출산의 선택지를 미래에서 지워버린 탓이다.
100년전이라면 모를까, 왜 고생할 것이 뻔한 삶을 선택 하겠냐고.
그러니 여전히, 아직은 양진과 선자와 경희의 시대다.
그래도 그녀들의 삶을 따라가는 소설은 재밌다.
2.
하필이면 망해가는 조선에서 태어나 도망치듯이 일본에 가서 사는 사람들
선자부터 솔로몬까지 그렇게 3대를 살아도 여전히 자이니치다.
"우리는 자칫하면 추방될 수 있어. 우리에게는 조국이 없어."
일본에서 태어나 평생을 일본에서 살고 파친코 여러개를 운영하는 사장이 되어 겁나 부자가 된 후에도 모자수는 여전히 조선인이라 언제든 추방 될 수 있다.
태어나서 평생을 산 나라가 나를 이방인으로 취급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세상이 많이 변한 것이 맞지만, 여전히 고생은 여자의 운명이고 인간은 참 잔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