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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바다를 본 것으로 충분했던 지난 겨울 속초 행.    

이젠 우리와 그, 또는 그들과 나에 관해 명쾌히 정리할 때라고.

저 바다 색 운동화를 사 신고 앞으로만 걸어가야지 생각했던.  



밀려 왔다 밀려 가던 파도.  돌아가다 다시 곧 돌아오던.  

오지도 못하고 가지도 못하는 게 꼭 나 같기도 했던.

그 반복 . 하루 종일이라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러나 서둘러 해는 지고.  

작은 소란, 작은 갈등 따위는 아랑곳 없이 어둠은 내려앉고.  

저 시리지만 든든한 어둠이 무섭기도 또 편안하기도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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