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전집 5권, <항전별곡>이 작년 7월에 출간되었으니 1년이 넘게 후속편이 나오길 기다리고 고대하며
거의 300번 이상 검색한 끝에 어제야 6권, <사또님 말씀이야 늘 옳습지>를 화면상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7월 19일 출간예정이라 당연히 지금은 예약판매중입니다.
그 동안 왜 이렇게 이 책이 나오길 목매달았냐 하면 한국 출판계는 전집을 일시에 간행하지 않는 경우,
출판사 사정에 의해 출간 자체가 도중에 엎어지는 일을 너무나 많이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영세한 출판사가 아니라도 앞의 책의 판매가 부진할 경우 다음 책을 출간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겠지요.
일단 경기가 극도로 불경기인데다 스마트폰에 눈을 박고 유투브만 들여다보는 사회다보니
책을 읽지 않고, 그래서 팔리지 않는 악순환 구조가 우리 사회를 덮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김학철전집이 보리출판사에서 한권 한권 나올 때마다 마음으로 응원하며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일단 5권, <태항산록>을 출간할 때 보리출판사에서 붙인 설명에 의하면 이렇습니다.
1권 | 격정시대 상
2권 | 격정시대 하 (장편소설)
3권 | 최후의 분대장 (자서전)
4권 | 항전별곡 (전기문학)
5권 | 태항산록 (소설, 산문)
∎ 나의 길 (산문)
∎ 범람 (중단편 소설)
∎ 사또님 말씀이야 늘 옳습지 (산문)
∎ 천당과 지옥 사이 (산문)
∎ 추리구의 겨울 (산문)
∎ 해란강아 말하라 (장편소설)
∎ 20세기의 신화 (장편소설)
(* 전집 출간 순서는 바뀔 수 있습니다.)
저에게 김학철 선생님과 김학철전집이란 이런 존재입니다.
올해가 한중수교 32주년이라니 아주 오래 전 중국과 정식 수교 전인 1988년,
김학철 선생님이 버젓이 살아 계신데도 불구하고 출판사 풀잎에서 선생님의 책을 출판하였습니다.
미루어 짐작컨대 1987년 있었던 629선언과 1988년에 개최된 88올림픽의 영향으로
비록 중국의 출판물이고 저자와 정식계약을 하지 않아 일종의 해적 출판이지만
당국에서 눈감아 준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이후 창비와 문학과지성사 등의 출판사에서 김학철 선생님의 저작들이 나오다가
2001년 김학철 선생님이 돌아가신 후 2006년 상,중,하 3권의 격정시대가 실천문학사에서 나오는 것으로 끝나게 됩니다.
출판 계약 문제인지, 책에 대한 수요가 없어선지 더 이상 새로운 김학철 선생님의 저작이 국내에선 나오지 않고
선생님이 생존시 거주하시던 지역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다시 출판되어 저는 수입판으로 책을 구매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풀잎판 격정시대를 읽고 있는 저에게 재작년 여름부터 출판사 보리에서 김학철 전집이 출간된다는 희소식을 접했습니다.
일단 12권으로 기획된 김학철 문학전집 중 위의 책들이 한권씩 우리 앞에 출간되었습니다.
김학철 선생님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남과 북 독재자들 때문에 중국으로 망명해야 했던 김학철 선생님께서 한중 수교 이후 한국을 찾아오셔서
조정래 작가와의 만남을 텔레비젼 방송에서 보았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때 조정래 작가의 장편소설, 태백산맥을 상찬해 주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보성고 선후배 사이라 더 정답게 대화를 나누셨던 기억도 나구요.
그후 적십자병원인가에 입원하셔서 노구를 힘들어 하셨던 안타까운 모습도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기사 검색을 통해서 김학철 선생님이 중국에서 돌아가셨다는 슬픈 소식을 보았습니다.
태항산 전투의 투사 김학철 선생님의 순결한 삶에 고개 숙여 조의를 표했습니다.
이제 보리판 김학철 전집으로 다시 읽으며 김학철 선생님의 시간을 따라가 봅니다.
(추신)
김학철 전집에 첫 추천사를 붙여주셨던 신경림 시인께서 지난 5월 22일 향년 89세로 돌아가셨음을 슬퍼합니다.
이제는 그곳에서 전집이 완간되기를 바라며 김학철 선생님과 함께 즐겁게 교유하시고 있으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