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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나무속 둥지
지난 10월에 바쁜 일이 있었던 걸까?
가을이어 단풍 구경을 다녀왔던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딱히 떠오르는 일들이 없다.
바빴던 것 같은데 무엇 때문에 바빴는지 이유를 알 수 없으니 그닥 바빴던 게 아닌 것 같고, 가을이라고 단풍 구경을 딱히 다녀온 곳도 없다. 지지난 주 광양 사는 친구 집에 1박을 하고 오긴 했지만 친구 집 근처에 강아지랑 셋이서 산책만 하다 왔기에 그때 본 단풍도 단풍인 걸까?
남쪽이라 그런지 우리동네보다 단풍물이 덜 들어 아직도 푸릇해 보이던데....

10월 한 달을 훌쩍 보내고 완독한 책 권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하던 일 다 집어 던지고 오로지 읽기에만 전념한 것 같은데 완독한 책은 달랑 세 권!
아니 에르노의 <한 여자>,
레이첼 모렌의 <페이드 포>,
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the story of the world>1권.
아...어쩌면 4권일 수도 있겠다.
원서 읽으면서 번역서인 <세계 역사 이야기>1권도 확인하며 함께 읽어나갔으니 총 4권인 셈이다.
3권이 아닌 4권이라고 쓰니 느낌이 좀 다르긴 하다만...
그래도 올 들어 가장 적게 책을 읽은 달이다.

한 달에 책을 4권 읽으면 책을 많이 읽은 건지, 적게 읽은 건지, 영 감이 잡히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건(그래도 적게 읽었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운다.) 내가 그동안 책을 많이 읽어오긴 했나 보다.
이러다간 올 한 해 완독 권수는 100권에 도달하긴 힘들겠구나! 하며 예상해 본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어차피 이리 된 거 두껍고 어려워 보이던 책들을 한 번 훑어볼까? 그런 마음이 일어 오늘 아침엔 드뎌 <로마 제국 쇠망사> 1권을 독서대에 떡하니 올려 두었고 일단 서문만 읽었다.

함달달 덕분에 세계 역사 이야기 책을 읽다 보니 로마 부분이 흥미롭고 재미있게 보여, 집에 10년째 모셔둔 책을 이젠 때가 되었도다! 드디어 책을 끄집어 내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10년 넘는 시간이 지났어도 책머리 위에 먼지가 하나 없어 감탄했다. 역시 책장에 책을 꽂을 땐 책 위에도 빈틈없이 책을 마구 꽂아둬야 먼지 앉을 새가 없다. 역시 나의 탁월한 선견지명?!! 내 생각이 맞았어!!!
정리정돈하지 않은 평소 습관이 이럴 땐 빛을 발하는구나!
(뭔말인지...횡설수설!)

함께 책 읽기!
현재 두 팀과 함께 읽고 있다.
다락방 님이 리더이신 여성주의 책 읽기와
미미 님이 리더이신 영어 원서책 읽기 이렇게 두 팀이다.
말일까지 읽어내야 할 책이 두 권이 되어버려 시간에 쫓기다 보니 두 배로 힘이 들긴 하지만 읽고 나니(완벽하지 못하게 휘리릭 읽기 바빴지만), 함께 읽기가 아니었다면 계속 책장에서 먼지만 먹고 있었을 책들, 어쩌면 이런 책이 세상에 있는지조차 모르고 지나갔을 양서들을 읽을 수 있는,
개인적으로 참 값진 시간이었다.
(리더님 두 분 감사해요.♡)

책은 계속 책을 부른다고 책을 읽으면서 이 책도 읽어봐야겠다. 저 책도 읽어봐야겠다. 목록을 머릿 속에 만들게 되어 비록 적은 수의 완독 권수였지만 얻게 된 점은 더 많았던 10월이었다.
며칠 전만 해도 영어 실력이 딸려 다음 달엔 동참하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더랬는데, 이틀 고민을 하다가 어제 <front desk>원서를 주문했고 원서를 뒤져보다 보니 다행히 번역서도 있어 함께 주문을 넣고 이번 달에도 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원서를 주문하면서 책을 몇 권 더 담았다.
11월과 12월 두 달은 안식 두 달?이라 정하고, 책을 사지 않으려 했건만....안되더라.

<책 쓰자면 맞춤법>
요즘 은선생님 알라디너들 눈 높이 맞춤법 강좌가 인기 페이퍼다.
1강 읽자마자 이거 나를 위한 책인 걸?
장바구니에 바로 담았다.
사실 글을 쓸 때 맞춤법, 띄어쓰기 이런 거 앱 같은 걸 따로 쓰지 않고 내 멋대로 글을 쓴다. 글을 쓰며 늘 띄어쓰기나 맞춤법이 헷갈려 혼자 고민을 좀 하다 네이버를 찾아보거나 그마저도 귀찮으면 후다닥 느낌으로 쓰고 만다. 에휴...
설렁설렁 알라딘 생활. 이렇게 해도 되나?
은선생님 글을 읽으면서 설렁대며 알라딘 생활을 하면 안되겠단 생각을 퍼뜩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책 읽으면 맞춤법 좀 나아지겠지.^^

<로마 제국 쇠망사> 5권을 주문했다,
5권까지가 전권인 줄 알았는데 6권까지 있었다.
두 권 다 주문하려 하다 책값이 비싸서 일단 5권만 샀다.
어차피 이제 1권 읽기 시작했는데 그리 급하진 않으니까 천천히 사도 될 듯 하다.
책을 붙잡았으니 끝을 봤음 싶은데 과연 6권까지 읽게 될 것인지?
1권이라도 후딱 끝냈음 싶다.

<로마 이야기> 줌파 라히리의 신간이 나왔대서 기다렸다가 어제 갑자기 생각이 나 장바구니에 담았다.
땡투를 누르려고 글들을 살펴보는데 ˝나는 바가지를 집어 넣고 예수를 낳았다.˝는 마리아 역을 맡은 어린 ㄷㄹㅂ님의 문장에서 빵 터져 다른 사람의 글을 읽을 기운이 없었다.
마리아 역은 주인공에 가까운 역(이미 주인공일 수도 있겠구나. 아기 예수는 대사가 없었을테니...)이라 아무나 할 수 없는 역할인데 ㄷㄹㅂ님은 이미 나신 분이신 듯하다.
줌파 라히리 이야기를 써야하는데 오로지 마리아 역할만 떠올라 라히리 이야기를 쓸 수가 없구나.
책을 읽게 된다면 그때나 쓰자.
요즘 로마 이야기에 꽂혀 있는 시기라 라히리의 소설 제목 또한 마음에 든다.

그리고 보너스 사진 몇 장을 더 얹어 본다.
얼마 전 맞춤법 은선생님이 책장 사진을 보여달라고 하셨다.
나의 엉망인 책장..ㅜㅜ
어떻게 정리를 좀 하고 찍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새 책장을 하나 사지 않는 한, 언제 찍을지 가늠키 어려워 아쉬우나따나 책상 사진만 찍어 올려본다.
그렇다고 책상을 깨끗하게 치우고 찍어야 예의에 걸맞겠으나, 치우고 찍어 올린다면 그건 또 나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것일테고...어쩌나? 고민을 하다 치우지 않은 모습 고대로 보여 주는 게 예의?에 맞을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올 봄 거실 한 켠에 둥이들 방에 남게 된 책상 하나를 옮겨 놓고 내 책상으로 썼다. 한 달 지나니까 여름이 닥쳤고, 창가 쪽 열기가 넘 심해 감히 책상 의자에 앉지 못했고, 햇볕에 책들 누래질까봐 노심초사하며 결국 내 무릎담요를 양보해서 예쁘게 책들에게 덮어 주었다.
책 너희들 복 받았구나!
주문한 책들을 이렇게 책상 위에 올려두다 보니 책상 위에 책을 놓고 읽거나 공부할 수가 없는 지경이 되었다. (누구랑 비슷한 상황?!)
아...그래서 10월에 달랑 세 권 아니 네 권만 읽게 된 것!!!!!
책상부터 치워야 하는데 곧 겨울이 닥칠 것이고 이번엔 발 시려워서 책상에 앉아 있기 힘들텐데 벌써 고민된다.
삶이 팍팍하고 고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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