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대한 감상은 이 한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당신이 밤 10시쯤 이 영화(백승환 감독, <첫잔처럼>(2019))를 보기 시작했다면, 이 대목(반숙라면을 끓이는 주인공)에 이르러 견디기 힘들어질 것이다. 영화는 주인공이 라면을 끓이기 시작해 국물도 남김없이 다 비워 버리기까지 무려 3분 15초 동안의 전과정을, 이 침 넘어가는 시퀀스를 잔인할 정도로 근거리에서 선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106)
이 책은 여러 영화(약 40여 편)에서 등장하는 음식과 이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상징하는 의미와 그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설명으로 가득하다. 잘 차려진 음식을 다시 잘 버무려내는 '글 솜씨' 역시 맛깔스럽다는 표현밖에는.. 책을 읽다가, 몇 번이고 그 음식을 배달하거나, 만들어보려는 욕심이 솟아나게 하는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