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느 잠 안 오는 밤...
건넌방으로 가서 불을 켜고 책을 보자니 춥고,
휴대폰으로 고스톱 치는 것도 신물이 나서
미스터 블루에 접속, 만화를 보기 시작했다.
원래는 야한 만화를 즐겨보는데....ㅋㅋ
그날따라 옛 생각이 절로 나서 흘러흘러 보기 시작한 것이
나예리의 <십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내 휴대폰은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기도 참 민망한 옵티머스 원...
갤러시 노트나 옵티머스 빅 같은 것들의 반밖에 안되는
자그마한 창으로 구석구석 확대에 확대를 거듭하며
밤을 꼴딱 새워 8권으로 정독하고야 말았다.
아...그리고 줄줄이 소시지처럼 꼬리를 무는 추억의 만화들...ㅠㅠ
내가 제일 좋아하던 만화가는 박희정.
박희정의 <호텔 아프리카>는 정말 봐도봐도 아깝지 않은 명작이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촌스럽지 않은 감각적인 일러스트!!!
그리고 김진의 <바람의 나라>! 여직 연재는 하시는지 모르겠다. 20권 넘게 나올때마다 사모아 두었는데. 고3, 긴긴 수업시간도 연이의 한삼자락에 수작업으로 스크린톤 효과를 내노라면 후딱후딱 지나가곤 했다. ㅋㅋ
김혜린의 <비천무>. 읽을 때마다 눈물 콧물 범벅을 하면서도 헤어날 수 없는 중독성.ㅋㅋ
그리고 강경옥의 <별빛 속에>.... 천계영 <언플러그드 보이>.... 등등등을 돌아 떠오른
신일숙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
치명적으로 섹쉬한 에일레스도 그렇지만, 한참 내가 올인했던 캐릭터는 자수정의 글라우커스.
가만히 보면 나는 성균관 스캔들의 걸오나...드림하이1의 삼동이 같은,
여주인공 옆에서 아픈 사랑을 감추며 헌신하는 스타일에 헬렐레 취하는 듯. ㅋㅋ
한 번 그 이름이 떠오르자 그담부터는 계속해서 머리를 맴돌았다.
집 근처에는 만화방 씨가 마른지 오래되었고, 요 작품은 온라인에도 거의 안 풀렸는지
검색해도 안 보이고....(특히 학교는 어지간한 사이트는 방화벽으로 꽁꽁 막혀있다.^^;)
미친 척하고 질러버리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돈도 돈이거니와....우리 집,
시부모님과 같이 사는데 이미 내 방과 예진이 방은 더 이상 책장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침대 머리맡에도, 행거 밑에도, 화장대 위에도 먼지 쌓인 책이 굴러다니고 있는 터라...ㅠㅠ
똑똑한 알라디너 누군가, 온라인에서 아르미안 볼 수 있는 법 가르쳐주지 않으실라우?
파일박스 같은 다운로드 사이트에는 접속이 안 됨을 감안해 주시고..ㅎㅎ
요금 내도 상관 없는데.^^;;
참, 아르미안 네 딸들로 다음에서 검색하다보니,
조선인님이 쑤석거려서 여러 분의 알라디너가 지르셨던데.
귀찮으시겠지만 누가 택배로 대여 서비스 해 주실 분 안 계시려나요?^^
왕복 택배비 부담하고, 별도 대여료로 탐나는 책 한 권 쏠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