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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뒹굴뒹굴

오랜만에 뉴스 헤드라인이 노동조합소식이다.

남편은 삼성전자 노조가 주장할 만 하지,라고 하는데, 나는 보기 싫다고 생각했다. 

그런 주장은 싫다고도 생각했다. 

나는 노동조합의 투쟁은 언제나 가치관의 투쟁이라고, 아직도 순정하게, 지금 여기 이 집회에 선 사람들이 정말 바라는 게 돈이 아니라서, 지금 저 자본과 권력은 두려워하는 거야, 라고 (  https://blog.aladin.co.kr/hahayo/9213188 ) 생각해왔다.

 

아마도 그래서, 지금 삼성노조의 말들에 동조하지 못한다. 

후배에게 '알지? 진급이 빠르면 퇴직도 빠른 거?'라고 말했던 게으르고 조직 내 성장에 뜻이 없는 나는, 노동조합이 '영업익의 15%'를 주장하는 게 무슨 가치관의 투쟁인지 모르겠다. 기업의 흥망성쇠 안에서도 노동조합의 울타리 안에서 안온하기를 바라는 나는, 흥망성쇠의 파도 그대로 내게 댓가를 달라는 요구에 의문을 품는다. 

삼성전자에 다니던 선배가 '성과급 잭팟이 터지면, 퇴사 메일을 여러 통 받는다'고 말했을 때, 저런 식의 성과급 배분이 조직에 이로운가,라는 생각도 했다. 

노동조합과 회사가 같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을 때, 둘은 적어도 같은 하나의 목표 아래, 서로 다른 입장을 조율하기 위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회사 노조가 인사이동에 대한 이런 저런 안건을 내놓을 때, 공동의 목표,는 없나 싶어 의심을 품었을 때처럼, 지금, 삼성노조의 말에 '공동의 목표'는 없어?라는 의문을 가지는 거다. 

성과급,은 노동자를 분열시키는 가장 확실한 도구고, 어쩌면 삼성전자는 그걸로 여태 회사를 경영해왔다. 그러고는 지금, 그 도구를 스스로 체화하고 다른 많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 아래 서서 회사와 대결하는 노조를 만났다. 


대규모 노동조합들이 스스로의 이익에 집중해왔던 그 많은 세월 가운데

( https://blog.aladin.co.kr/hahayo/10547220 ) 이제 나는, 노동조합이 다른 가치관의 투쟁이 아닐 수 있다고, 그저 그런 이익집단, 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둘이 싸우게 내버려 둬,라는 남편의 입장도 아니고, 나는 이제 회사는 망하던지 말던지? 그런 주장을 하는 게 노조라고?라고 어쩌면 국가의 개입을 원하는, 젊은 날 대적하려던 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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